중국 상품 만들다 배출된 일산화탄소, 한국 대기질 엉망으로 만들어…미국 연구팀 발표해

중국발 일산화탄소 한국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한국 오염 증가 책임 누구에게 물을지 중요

[일요신문] 중국에서 나온 대기오염 물질 일산화탄소가 한국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유입됐으며, 대부분은 중국 내수시장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미국 연구진 분석이 나왔다. 1990년부터 한국의 일산화탄소 배출량은 환경보호 노력으로 감소했지만, 중국에서 건너온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황사로 뿌연 베이징. 사진은 본문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1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대 샌디 댈러바 농업 및 소비자 경제학부 교수 연구팀은 이런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경제시스템 연구’에 발표했다. 일산화탄소는 불완전연소를 통해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로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물질 중 하나다. 주로 공정이 낙후된 공장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많이 배출된다.

연구팀은 중국 배출량과 대기 시뮬레이션으로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입된 일산화탄소량이 1990년부터 2014년까지 최대 10.6테라그램(Tg, 1조 g)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 기간 국내에서 일산화탄소 배출량은 0.8Tg 줄었다. 댈러바 교수는 “결코 작은 증가가 아니다”라면서 “한국이 사실상 대기질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기오염의 원인은 절대적으로 중국에 있다는 말이다.

연구팀은 이런 물질이 대기를 타고 해외로 이동했을 때 궁극적으로 누구 책임인지 살피기 위해 오염 물질의 배출을 글로벌 공급망과 연결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이 주로 중국 내수시장을 충족시키는 상품 생산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 수요와 기술 발전으로 배출량이 줄어드는 비중을 고려해도, 중국 인구 증가와 중국 내수 소비가 늘어난 것이 오염물질 국내 유입에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댈러바 교수는 “한국은 최근 수년간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여러 조처를 했지만, 대기질이 악화했다”며 “중국 제품 상당량은 미국과 유럽 소비자가 대상인 만큼 한국의 오염 증가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