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문 안내 표지·피난안내 테이프·경로 이탈 빙지 펜스 3종 세트 7686개 배부
이번에 시가 배부한 옥상 피난시설은 옥상출입문 안내표지와 피난안내 테이프, 피난경로 이탈방지펜스 등 3종이다. '화재대피문'이라고 기재된 옥상출입문 안내표지는 비상구에 부착하면 되고, 피난안내 테이프는 화재대피문으로 가는 길을 따라 벽에 붙이면 된다. 피난경로 이탈방지펜스는 화재대피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계단 앞 등에 설치하면 된다.
이는 지난 2월 안전문화살롱 정기회의에서 안기승 용인소방서장의 제안을 이상일 용인시장이 현장에서 즉시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안 소방서장은 당초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배부하도록 용인시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 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위한 일인 만큼 속도를 늦출 이유가 없다며 예산 지원을 흔쾌히 약속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 시장의 시민안전을 위한 정책추진을 수범사례로 각 소방서에 전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소방서장은 3월 안전문화살롱 정기회의에서 "지난 회의에서 이 시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공동주택 화재 대피안내시설을 모든 아파트와 학교에 설치키로 한 내용을 경기도소방본부가 도내 35개 소방서에 수범사례로 전파하는 등 용인이 시민 안전을 위한 성공적인 협업 모델로서 선도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0년 군포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화재사건은 옥상 피난시설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당시 불을 피하려고 상층부로 이동하던 주민 2명이 옥상보다 한층 더 높은 승강기 기계실을 옥상으로 착각해 빠져 나가려다 변을 당했다. 이 일로 공동주택 옥상출입문 위치를 알려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사고 후 경기도는 '공동주택의 옥상피난설비 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피난안내선, 피난유도시설, 비상문 자동개폐장 등 옥상피난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권고하도록 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옥상출입문 안내표시 등 아파트 옥상 피난시설 3종 1만 2000여 점을 제작해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 스프링클러 미설치 대상 아파트 등을 대상으로 무료 보급하고 있다.
이 시장은 "시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로 판단되는 만큼 재난안전기금을 활용, 신속하게 추진해 3개월 만에 용인의 모든 아파트에 '화재대피문' 표지를 옥상으로 나가는 문에 붙이고, '화재대피문'을 안내하는 화살표 스티커도 붙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전체 세대의 63%에 달하는 27만 9240세대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만큼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번 피난시설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총 596곳의 아파트 중 피난시설 설치를 희망하는 아파트 463곳과 오피스텔 116곳, 학교 187곳 등 총 766곳을 선정해 지난 10일 용인소방서와 용인교육지원청을 통해 피난시설을 전달했다. 소방서와 교육지원청이 순차적으로 각 아파트와 학교에 배부하면 시설물 관리자가 직접 부착하면 된다. 이미 피난시설을 설치한 아파트 133단지와 오피스텔 20곳은 제외됐다. 출입문이나 옥상출입통로가 없는 학교 6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이 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시와 유관기관이 힘과 지혜를 모은 결과 옥상 피난시설을 신속하게 배부할 수 있게 됐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준 용인소방서에 감사하며 이번 옥상 피난시설 설치는 지역사회 안전을 강화하는 협업모델로 전국적으로 훌륭한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