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사태 여파 5월 9~14일 한국법인 직원 100여 명 노조 추가 가입…“지분 매각 시 토사구팽 우려”
라인야후는 일본과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 대표 온라인 메신저 ‘라인(LINE)’과 모바일결제서비스 ‘라인페이’ 등을 둔 기업 ‘Z인터미디어트’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기업이다. 라인플러스는 Z인터미디어트의 자회사로, 라인야후의 손자기업이다. 현재 국내 기업 네이버와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대주주 ‘A홀딩스’의 지분을 각각 50%씩 갖고 있다.
2013년 국내에 설립된 라인플러스는 라인에 적용되는 각종 서비스와 핵심 기술 개발을 맡고 있다. 라인플러스와 라인파이낸셜, 라인페이 등 라인계열 한국법인 임직원은 총 2500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14일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이버지회 ‘네이버 사원노조’에 따르면 국내 라인 직원 100명 이상이 최근 네이버 노조에 집단 가입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에 가입한 전체 라인 직원 수를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주말 제외) 100여 명이 노조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라인플러스 안팎에선 네이버 노조에 가입한 직원 수가 최근 200명대에서 며칠 새 400명대로 껑충 뛰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네이버 노조는 이들의 ‘가입 러시’는 고용 불안의 증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시 라인플러스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한다고 해도 이 직원들이 앞으로 계속 고용될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불안한 마음에 라인플러스 직원들의 네이버 노조 가입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플러스의 한 직원은 “라인야후가 한국에서 라인을 통해 신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한국 직원들을 남겨둘 이유가 없지 않겠나”라며 “토사구팽 당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고용 문제로 많이 불안한 상황”이라며 “라인야후가 지난 8일 결산설명회에서 마지막 남은 한국인 이사를 빼고 이사회를 일본인으로 모두 채웠을 때 우리 네이버의 힘이 빠졌다는 생각이 들어 막막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직원들도 라인 직원들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네이버의 한 직원은 “네이버가 라인야후를 소프트뱅크에 넘기면 인사권도 일본에 넘어갈 것”이라며 “라인플러스 직원들의 심경이 복잡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13일 입장문에서 “라인야후 50% 지분 중 일부라도 소프트뱅크에 넘어가게 된다면 2500여 명의 대한민국 노동자인 라인 직원들이 소프트뱅크 자회사 소속이 돼 고용불안을 우려할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이어 “라인야후 지분 매각은 대주주 자리를 내놓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고, 네이버 서비스에서 출발한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애써 온 직원들의 열정과 노력, 기술과 경험이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에 넘어갈 가능성, 그리고 직원들이 고용불안에 놓일 가능성을 (모두)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라인플러스는 이날 오후 이은정 대표가 직원들을 상대로 고용불안 관련 설명회에 나선다. 라인플러스 관계자는 “고용불안 문제에 대해 사측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며 “오늘 이 대표가 직원들을 상대로 (가능한) 설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현재 매각이나 현상 유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협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세한 사안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직접 항의하지 않고, 네이버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