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지역 미지정지 일제 정비도…도시계획위원회 11월 고시
시는 우선 공항중요시설물보호지구와 관련, 30년간 달라진 지역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초 보호지구라는 지정 목적과는 달리 현실과 맞지 않아 규제의 실효성이 없으므로 오랫동안 계양구 일대를 뒤덮고 있는 보호지구를 전면 폐지키로 했다. 공항중요시설물보호지구는 공항시설과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지구에 지정하고 있다. 인천은 계양구와 부평구 일원이 포함돼 있으며 1994년 최초 지정됐다. 보호지구가 폐지되면 계양테크노밸리와 서운·계양산업단지 등 북부권 핵심 산업단지에 첨단산업 유치 등 자유로운 산업활동이 보장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인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또한 청량산 주변 중복규제와 관련해서는 지역 여건에 가장 적합한 하나의 용도지구로 일원화해 관리키로 했다. 녹지지역은 청량산의 자연경관을 보전, 관리하는 데 효율적인 자연경관지구만 남겨두고 고도지구는 폐지할 계획이다. 주거지역은 청량산의 경관보호,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효율적 토지이용을 위해 고도지구만 남겨두고 자연경관지구는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청량산 일대는 1999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고도지구와 자연경관지구로 중복 지정해 지금까지 25년 이상 유지되고 있다. 정비가 완료되면 자연녹지지역에서는 고도지구가 폐지되면서 자연경관지구의 높이 규제만을 적용받게 돼 건축물 높이 제한이 4m가량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주거지역에서는 자연경관지구가 폐지되면서 조경면적 확보 의무가 면제되고 건폐율이 40%에서 60% 완화되는 시민 체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인천시는 보고 있다.
이어 계양, 심곡, 문학, 청량, 송도 등 5개 자연경관지구의 타당성을 심도 있게 검토한 결과 실효성이 없는 계양지구 동측 지역 일부를 폐지키로 했다. 이 지역은 도시계획시설사업이 완료되어 향후 개발에 따른 경관훼손 우려가 없으며, 도시계획시설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용도지역이나 용도지구의 건축제한을 적용받지 않아 자연경관지구를 유지할 실익이 없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용도지역 미지정지를 일제히 정비키로 했다. 용도지역 미지정지는 인천시 전역에 걸쳐 44곳으로 84만㎡에 달한다. 과거 지형도면 전산화 과정에서 공백이 발생했거나 공유수면 매립 후 용도가 결정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시는 적정 용도지역을 지정해 도시관리계획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용도지역은 도시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구분해 지정한다. 그러나 용도지역이 지정되어 있지 않으면 '자연환경보전지역'의 행위제한을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건축물의 허용용도와 건폐율, 용적률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토지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이번 정비를 통해 도시기능과 생활환경이 향상될 것으로 인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고도지구와 경관지구안에서의 건축물 높이 산정방법을 '건축법'에서 정하는 높이로 단순, 명확화해 시민뿐 아니라 건축 인허가 관계자 모두가 이해하기 쉽도록 개선키로 했다. 그동안 고도지구와 경관지구안에서 초과할 수 없는 건축물 높이만 정할 뿐, 높이 산정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시민뿐 아니라 행정 일선에서도 혼선을 빚어왔다. 이번 정비를 통해 '건축법'에서 정하는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건축행위가 가능해짐에 따라 다양하고 개성 있는 도시경관이 형성되고 난간 설치가 가능해져 건축물 높이 완화와 함께 옥상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 주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에 대해 '국토계획법'에 따라 주민공람·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1월경 결정 고시할 예정이다.
최태안 도시계획국장은 "올해는 인천이 세계 10대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중요한 해인 만큼, 도시의 근간인 도시계획을 재정립해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동반 성장을 견인하고 지원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일상의 안정과 여유로움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품격 있는 인천을 만들기 위해 과감하고 다양한 도시계획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창식 경인본부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