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자가 ‘청탁 관련 카톡 대화’ 인스타에 올려…입학자 부친 “사실무근” 부산외대 “자체 조사할 것”
부산외대는 국내 특수외국어 전문교육기관 네 곳 가운데 한 곳으로 외국어와 실용학문을 겸비한 인재 양성에 주력하는 대학이다. 글로벌인재학부는 외교전공, 국제개발협력전공을 세부전공으로 두고 외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한 국제관련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개설했다.
글로벌인재면접전형 선발과정은 1단계로 학생부 교과성적 100%가 있고, 2단계로는 학생부 교과성적 60%, 면접 40%로 선발하는 두 가지 과정이 있다. 이 같은 선발과정으로 202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395명을 선발했다.
부정청탁은 2021학년도 수시모집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의심된다. 관련 증거가 드러난 것은 청탁 수혜 혐의를 받는 A 씨가 인스타그램에 자랑하면서다. 그가 카톡을 캡처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에는 수험번호(11**30**), 이름(김**)이 그대로 명기돼 있다.
게시물은 2021년 11월 14일 A 씨가 모친과 주고받은 카톡 내용이다. 해당 카톡에서 A 씨의 모친이 “3개월 동안 한국에서 대학 다녀야 함”이라며 “아빠가 부탁한 교수님 쪽 안 팔리게 제발 면접 준비 잘해라 사람이라면”이라고 하자 A 씨는 “그래 어차피 합격인 거 왜 준비하냐”라고 답했다. 모친이 “알았다”라고 하자 A 씨가 “ㅋ 조크~ 특별히 대학 가줌”이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자녀의 입학을 돕기 위해 부산외대 교수에게 부탁을 한 행위는 부정청탁으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 교수 직함을 가진 자도 당연히 이 법률에 해당된다. 이러한 청탁에 관해 한 교육 관계자는 “정직하게 노력해 대학을 가는 학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행위”라며 “청탁으로 대학을 갈 수 있다면 공부할 필요가 없고, 대학을 가본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관련 내용을 제보한 B 씨는 “19세 때 A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수치스럽고 부끄러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죄지은 자는 큰소리치고 세상을 활보하기에 용기 내어 이제 말하고 싶었다”며 “현재 진주경찰서에 성폭행으로 고발한 상태다. 부정입학 증거는 A 씨 인스타그램에서 직접 캡처한 것”이라고 밝혔다.
B 씨는 이어 “부산외대 부정입학을 청탁한 것으로 의심되는 A 씨 부친은 모 대학 교수이자 진주시 체육 관련 협회 임원을 지낸 자로 시 보조금횡령으로 문제를 일으켜 진주경찰서에 사건이 접수된 이력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A 씨가 재학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성적이 우수하지는 않았으나, 부산외대에 진학할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부정입학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받는 A 씨 부친은 “사실무근이다. 제보자가 누구인지 알겠는데 너무 억울해서 할 말을 잊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카톡에 나와 있는 수험번호와 이름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면접관은 하루 전에 발표하기에 청탁하는 것이 불가능한 면접방식이지만, 카톡의 내용상 의심의 여지가 있기에 자체 진상조사를 실시한 후 학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