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늘리려 조작 영상 올려, 자선단 사칭 후원요청 일당도…당국 “피해 속출” 대대적 단속 나서
얼마 전 인터넷상에선 상하이 푸동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큰 화제를 모았다. 사고로 3명의 아이가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한 인터넷 블로거는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3장의 사고 사진들을 올리며 이 소식을 전했다. 해시태그엔 ‘교통사고’ ‘아이들의 죽음’ ‘비극’ 등의 키워드가 적시돼 있었다.
많은 이들이 아이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인터넷과 SNS에선 아이들을 추모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동시에 상하이시 교통안전 대책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상하이시 측은 인터넷 블로거가 올린 사진과 소문들에 대해 의문점을 가졌다. 상하이 관내에서 이런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상하이 공안국 관계지는 “푸동 경찰에 확인해본 결과, 몇 년간 이런 사고는 없었다고 했다”면서 “한 인터넷 블로거가 올린 사진과 글에 대한 조사에 즉각 착수했다”고 전했다.
공안 당국은 우선 블로거가 적시한 사고 현장을 정밀 분석했다. 이 블로거는 푸동의 다완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썼다. 하지만 다완에는 사진에 나온 도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지역에서의 사고 장면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또 사고가 난 시기는 여름인데, 도로 행인들의 옷차림이 두꺼웠다는 것도 석연치 않았다. 앞서의 공안국 관계자는 “사진을 짜깁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해 나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터넷 IP 추적 등을 통해 사진과 글을 올린 블로거 위 아무개 씨를 찾아냈다. 위 씨는 사고가 났다고 알려진 다완에 살고 있었다. 경찰은 위 씨를 소환해 조사를 실시했고, 교통사고 소문을 지어냈다는 자백을 받았다. 전국민을 슬프게 했던 아이들의 사고 소식은 거짓으로 결론이 났다.
경찰에 따르면 위 씨는 조사에서 “관심을 끌어 팔로어 수를 늘리려는 목적으로 거짓 내용을 올렸다”고 했다. 위가 올린 사진 3장은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것을 캡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 씨가 올린 사진 등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회적 파장도 컸다.
위 씨는 블로그 운영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공안 관계자는 위 씨에 대해 “다른 직업은 없었다. 집에 머물면서 블로그를 관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1인 미디어로 진출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안은 위 씨를 ‘치안관리 처벌법’에 규정된 허위사실 유포죄로 처벌할 계획이다.
공안 당국은 위 씨 조사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위 씨가 관심을 끌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는 ‘교통사고로 인한 세 아이의 죽음’이라는 주제를 선정하는 일이었다. 그 다음 사고가 벌어진 실제 장소와 도로명을 추가해 신뢰성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부모는 일하고, 아이들은 혼자 하교한다’는 내용을 추가해 사회적 이슈를 끈다는 전략이었다.
이런 사례는 곳곳에서 목격된다. 지난 6월 21일 산둥성의 거주하는 정 아무개 씨는 개인 블로그에 ‘동네 주민들 수백 명이 소고기와 양고기를 먹고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격리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 ‘괴담’은 큰 관심을 끌었고, 정 씨의 블로그 순위는 수십 단계 뛰어 올랐다.
하지만 정 씨가 올린 글은 사실이 아니었다. 산둥성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블로그 순위를 올리려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게시했다. 경찰은 유언비어를 퍼트려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혐의로 정 씨에 대해 구류 5일, 벌금 500위안(9만 5000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칭다오에 사는 장 아무개 씨도 자신의 블로그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가 공안에 검거됐다. 장 씨는 ‘칭다오에 사는 90세 노인이 자식들에게 버림받은 후 떠돌며 구걸하는 모습’이라며 사진을 올렸다. 많은 누리꾼들이 이 블로그로 찾아와 자식들을 비난했고, 노인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이 사진 역시 거짓이었다. 관할 경찰이 확인한 결과, 사진 속 노인은 중국인이 아니었고 외국인 노숙자로 추정되는 인물이었다. 장 씨는 집에서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이것을 마치 중국인인 것처럼 꾸몄다고 한다. 경찰은 장 씨를 5일간 구류한 뒤 풀어줬다.
최근 SNS에서 많은 이목을 끌었던 ‘티베트 기부금 모금’도 허위였다. ‘자선단’이라고 밝힌 한 단체는 티베트 맹인 아동 2만 명을 치료하기 위해 20억 위안(3800억 원) 모금을 추진하겠다면서 도움을 호소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자선단에 기부했다.
공안은 자선단 실체가 모호하다고 의심해 자체 진상 조사에 나섰다. 공안의 문의에 티베트 측은 “어떠한 개인과 조직에 이러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적이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확인 결과 모금은 사기였고, 공안은 일당 추적에 나섰다.
공안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장난으로 거짓말을 하는 수준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한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다. 요즘엔 조직적으로 허위사실을 만들어 퍼트리는 세력까지 생겼다”면서 “인터넷 루머를 엄격히 단속하고, 적발 시 처벌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