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 폄훼할 생각 없었어”
한 후보는 17일 CBS에서 진행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 후보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지 않느냐”고 폭로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나 후보를 비롯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은 2019년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할 당시 법안 접수 등을 물리적으로 저지했다가 국회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현재까지 재판받고 있다.
이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것은 청탁이 아니다. 민주당은 강제 사보임과 같은 국회법 위반을 불사하면서 희대의 악법을 다수의 폭압으로 통과시켰고, 우리 당 의원들은 이를 막기 위한 최후의 저항 수단으로 단일대오로 나섰던 것”이라며 “그 결과 전현직 의원 27명과 당사무처 직원과 보좌진들까지 부당한 기소와 재판을 받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패스트트랙 사건의 본질’이라는 제목과 함께 “그 시절 치열한 투쟁과 희생으로 민주당 정권에 항거했기에 국민의 직접선거로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며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 인지 아니면 자신이 속한 집단과 공익을 위한 것인지 분별해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지사도 “한 후보의 폭로에 경망스러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당신이 문재인 정권하에서 화양연화 검사 시절을 보낼 때 우리는 좌파와 국회에서 처절하게 싸운 사건”이라며 “이 사건은 좌파의 독재의회 폭거였고 부당하게 이뤄진 기소에 대해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비판이 거세지자 한 후보는 폭로에 대해 사과했다. 한 후보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공소 취소 부탁 거절 발언’은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었다.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되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강화하고, 여야의 대승적 재발 방지 약속 및 상호 처벌불원 방안도 검토, 추진하겠다. 당을 위해 헌신했던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함께, 용기 내어 싸웠던 분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