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IP·장기 흥행작 부재로 기초체력 저하 평가…외부 개발 ‘솔: 인챈트’에 사활, 시장 전망은 엇갈려
본업인 게임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10%를 밑돌며 전통 제조업 수준으로 주저앉았고, 주력 매출은 소셜 카지노와 외부 IP에 의존하며 게임사로서의 자생력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넷마블은 6월 출시를 앞둔 신작 ‘솔: 인챈트’에 막대한 마케팅비를 쏟아부으며 배수진을 쳤지만 시장의 시선은 차갑다.

6월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넷마블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10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2억 원에서 163% 급증한 수치다. 겉보기에는 어닝 서프라이즈지만 시장 반응은 그렇지 않다. 2000억 원대 순이익은 지난 분기 넷마블이 보유하고 있던 하이브 주식 88만 주를 약 3208억 원에 매각해 얻은 일회성 자산 처분 이익이 만든 ‘착시’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흥행시켜 번 돈이 아니라 과거 투자했던 우량 주식을 팔아 재무제표를 방어한 셈이다.
기업 본원 경쟁력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넷마블의 1분기 영업이익은 530억 원으로, 당초 증권가가 예상하던 700억 원을 밑돌았다. 6517억 원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8.1%에 불과하다. 게임업계 경쟁사인 크래프톤이 40.9%, 넥슨이 38.2%의 1분기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떠올려보자면 초라한 수치다.
게임사의 경쟁력 핵심 지표인 모바일 매출 순위도 넷마블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1일 기준 한국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상위 10위권 내에서 넷마블 게임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이날 기준 넷마블 게임 중 가장 순위가 높은 게임은 ‘세븐나이츠 리버스’로 15위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게임은 2014년 출시해 대성공을 거둔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세븐나이츠’의 리메이크작이다. 세븐나이츠 이후 12년간 이렇다 할 메가 히트 IP가 없다는 방증이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5월 출시한 이 게임이 출시 1년이 지나며 하향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신작을 출시해도 초반에만 반짝 흥행할 뿐, 장기적인 캐시카우로 안착시키지 못하는 넷마블 특유의 ‘짧은 게임 수명(PLC)’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넷마블의 현 매출을 뜯어보면 문제점이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1분기 전체 매출 1위부터 4위는 잭팟월드(8%), 랏차슬롯(8%),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8%), 캐시프렌지(8%)가 차지하고 있다. 자회사 스핀엑스를 통한 소셜 카지노 게임 3종과 디즈니(마블) 판권 게임이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본업인 게임보다는 모바일 카지노로 돈을 벌어들이는 데다 높은 외부 IP 의존도로 수수료를 떼이고 나면 손에 쥐는 이익이 없는 ‘IP 소작농’ 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수익 구조의 근본적 원인은 매출을 갉아먹는 지급수수료, 마케팅비, 인건비 등 영업비용에 있다. 1분기 기준 넷마블은 지급수수료로 매출의 30.8%에 달하는 2009억 원을 지출했다. 마케팅비와 인건비로는 각각 매출 26%가량을 썼다. 100원을 벌면 82원이 영업비용으로 증발해버리는 구조다.
실속 없는 실적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지난 6월 1일 넷마블 주가는 4만 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개월 새 16.54%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역시 ‘3N’으로 묶이던 경쟁사 NC가 34.62% 오르며 반등 중인 점과 대비된다. 증권가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 3월 평균 7만 6118원 선이던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현재 6만 7000원 선까지 하향 조정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역시 3845억 원에 머문다. 전년 대비 9.1% 증가한 수치지만, 지난해 신작들의 연이은 출시로 반짝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게 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외형 성장이 멈추고 수익성 정체 늪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증권가 우려 속 "수익성 개선 기대"
사면초가에 빠진 넷마블이 하반기 반등을 위해 꺼내 든 카드는 6월 18일 출시를 앞둔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솔: 인챈트’다. 넷마블은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87.3% 폭증한 1682억 원의 마케팅비를 쏟아부으며 ‘솔: 인챈트’ 흥행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 중이다.

리니지 라이크는 결제 성향이 높은 일명 ‘린저씨’ 사용자들을 바탕으로 한 고매출이 입증된 장르다. 그러나 작품성에서 비판받는 데다 유사 장르 난립으로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트렌드는 가벼운 방치형 키우기나 서브컬처 장르로 이동 중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외부 스튜디오 작품이라는 점에서 고매출을 올리더라도 수익성이 기대 이하일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진다.
증권가는 ‘솔: 인챈트’ 가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넷마블의 고질적인 재무 구조의 문제를 뜯어고치기는 힘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막대한 마케팅비를 선제적으로 쏟아부은 만큼, 영업이익 손익분기점(BEP)을 넘기 위한 요구 일매출 수준이 턱없이 높아진 탓이다.
KB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상반기 기대작들의 흥행 성과는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솔: 인챈트가 출시 직후 흥행에 성공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기존 넷마블 게임들에서 나타난 빠른 매출 하락 가능성과 자체 IP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대규모로 집행된 마케팅비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이익 기여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닌 주가의 추세적 상승을 위해서는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폭발적인 흥행 성과와 이후 게임의 장기 운영 성과가 함께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넷마블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경쟁사 대비 낮은 것은 모바일게임에 특화된 회사의 성격 때문”이라며 “새롭게 출시되는 ‘솔: 인챈트’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민영훈 언론인 journalist@ilyo.co.kr
임홍규 기자 bent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