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PC 시장서 엔비디아-삼성·SK 협력 강화 전망…젠슨 황 4일 방한, 로보틱스·클라우드 업계 촉각
#‘에이전틱 AI’ 시대, PC 시장으로 사업 확대
6월 1일(현지시간) 젠슨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2026’ 기조연설에서 “40년 PC 역사를 바꾸겠다”고 선언하며 ‘RTX 스파크’ 실물을 공개했다. RTX 스파크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협력해 만든 노트북 라인업이다. 황 CEO는 이 제품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CPU(중앙처리장치)인 ‘그레이스’도 선보였다.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넘어 CPU 시장 진입을 공식화한 셈이다.

젠슨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에이전틱 AI’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AI가 더 이상 질문에 답만 하는 챗봇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추론해 작업을 실행하는 역할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황 CEO는 AI PC가 작은 데이터센터 역할을 해, 집집마다 AI 데이터센터를 두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이날 황 CEO는 “AI 에이전트 시스템에 맞게 (PC를) 재발명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GPU를 토대로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PC용 반도체 시장까지 넘보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력도 공고해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PC가 에이전틱 AI 역할을 구현하려면 기존 노트북보다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N1X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성능·저전력 D램인 16GB LPDDR5X 메모리 8개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타이베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정보기술)·컴퓨팅 전시회 ‘컴퓨텍스 2026’ 행사장 내 SK하이닉스 부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모두 AI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젠슨 황 CEO가 어제 발표한 새로운 AI PC 역시 많은 메모리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며 “메모리 병목 현상은 2030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앞으로 5년 안에 전체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CEO도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전시 웨이퍼에 “더 많이 만들어 달라(Please Make More)”고 적었다.
#‘깐부 회동’ 이은 ‘삼쏘 회동’에 주목
엔비디아가 AI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로보틱스, 클라우드 등의 업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월 1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행사에서 젠슨 황 CEO는 “한국은 엔비디아 생태계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반도체와 과학, 로보틱스, AI 팩토리 분야를 비롯해 함께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황 CEO가 주최한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행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참석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엔비디아의 전략은 GPU 클러스터, AI 데이터센터, 소버린(주권) AI, AI 팩토리를 각국 산업 구조 안에 심는 것이다. 이는 국가별·산업별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 위에서 제조·통신·클라우드·로봇·소프트웨어가 결합되는 구조”라며 “젠슨 황 CEO의 방한은 특정 기업과의 단발성 미팅이라기보다, 한국이 엔비디아의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 전략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를 확인하는 이벤트”라고 밝혔다.
이어 황수욱 연구원은 “젠슨 황 CEO 방한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한국 내 GPU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이 얼마나 구체화되는지, 소버린 클라우드와 AI 팩토리가 한국 산업 구조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지,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통신·제조·전력·냉각·로봇·자동화가 하나의 운영 생태계로 연결되는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와 협력이 기대되는 국내 기업들의 주가는 들썩이는 분위기다. 6월 2일 네이버 종가는 28만 5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3.31% 올랐다. 같은 날 NC 종가는 33만 80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4.38% 상승했다. 6월 2일 두산로보틱스, LG전자, SK텔레콤 종가는 각각 16만 6700원, 39만 2500원, 12만 520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0.45%, 3.15%, 11.59% 올랐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