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15분 간 채원 양 미행 뒤 차로 끌고 가려 해…검찰 보완수사 뒤 성폭력 목적 드러나

장윤기는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는 게 재미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장윤기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확인하려 했으나, 장윤기의 주장을 뒤집을 만한 정황을 찾지 못했다. 결국 경찰은 장윤기가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외국인 A 씨에게 교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분풀이 대상으로 채원 양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형법상 일반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범행 동기와 경위를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봤다. 그 결과 장윤기가 2024년부터 A 씨를 지속적으로 스토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나아가 범행 이틀 전인 5월 3일에는 A 씨의 집에 침입해 성폭행하고 약 13시간 동안 감금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A 씨의 신고로 주변에 범행 사실이 알려지자 장윤기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리 흉기를 준비해 A 씨를 찾아다닌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수법에서도 성폭력 목적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나왔다. 장윤기는 채원 양을 약 15분간 미행한 뒤 등 뒤에서 목을 잡아채 주차된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 했다. 검찰은 이 방식이 장윤기가 A 씨를 성폭행할 때와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장윤기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사람 형상의 성인용품에도 주목했다. 사건 당일 장윤기의 거주지에서는 가슴과 목 부분이 훼손되고 절단된 리얼돌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범행 전후 동선과 피해자를 제압한 방식, 심리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장윤기가 채원 양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고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경찰이 장윤기에게 적용한 일반 살인죄는 형량 하한선이 징역 5년이지만, 강간 등 살인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만 선고될 수 있다.
한편 장윤기는 체포 당시 포장도 뜯지 않은 흉기 1점을 추가로 소지하고 있었다. 검찰은 이를 A 씨를 살해하기 위해 남겨둔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공소사실에는 채원 양 살해 혐의 외에 A 씨에 대한 강간 등 상해, 살인예비, 감금,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도 포함됐다.
검찰은 장윤기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2025년 6~7월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여중생의 신체를 7차례 몰래 촬영한 혐의도 확인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유족은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채원 양의 아버지는 6월 1일 MBC 인터뷰에서 “장윤기가 절대 이 세상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며 “아직도 딸이 응급실에 있던 모습이 떠오르면 미칠 것 같다. 진짜 못 살 것 같다”고 말했다. 채원 양의 어머니도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큰 벌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검찰은 2일 “전담 수사팀이 공판을 직접 수행해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