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채무 피하기 위해 합의서 위조됐다고 무고…“죄질 매우 불량” 지적도
백 판사는 "제반 사정에 비춰보면 피고인은 범행 당시 무고의 확정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인다"라며 "두 사람의 분쟁 과정과 무고 내용을 보면 피고인은 민사상 채무를 면하기 위해 피무고자(백윤식)가 작성해 제출한 합의서를 위조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범행동기와 수단 측면에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나아가 이 사건 범행으로 피무고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될 위기에 처했고, 무고함이 밝혀질 때까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태도를 비춰볼 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기자 출신으로 알려진 곽 씨는 2012년 6월부터 백윤식과 연인 관계를 맺어왔다. 30살의 나이차를 넘어선 연인이라는 점에서 큰 이슈가 됐던 이들의 열애는 2013년 언론 보도 직후부터 갈등으로 얼룩지기 시작했다. 사생활과 관련한 폭로와 반박이 오가던 중 곽 씨는 2014년 1월경 사생활 등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백윤식과의 관계를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이로부터 8년이 지난 2022년, 곽 씨가 합의를 깨고 백윤식과 관련한 내용의 자서전을 출간하면서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백윤식과 소속사 판타지오 측은 당시 곽 씨의 책에 대해 출판 및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곽 씨는 백윤식에 대해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 혐의로 고소했다. 백윤식이 주장하는 8년 전의 합의서가 자신은 "본 적도, 서명한 적도 없는 허위의 합의서"이며 본인의 서명을 도용한 것이라는 게 곽 씨의 주장이었다.
이후 백윤식은 곽 씨를 무고 혐의로 추가 고소했고, 곽 씨는 지난 1월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곽 씨는 공소 사실은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무고의 의도나 목적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백윤식이 곽 씨의 자서전을 출판한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낸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재판부는 백윤식의 사생활 관련 특정 내용을 삭제해야 한다며 가처분을 일부 인용했다. 이후 본안 소송의 1심과 2심에서도 백윤식이 일부 승소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