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 통제·항공권 검사로 불거진 ‘과잉 경호’ 논란…경찰 “강요, 업무방해 혐의 검토중”
7월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현재 내사 대상자는 당시 경호를 담당했던 직원 6명 가운데 3명이다. 이들은 변우석이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아 팬 미팅 투어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7월 12일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일반 이용객들을 상대로 다소 공격적인 '과잉 경호'를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경호원들은 변우석이 2층 라운지를 이용하는 동안 다른 이용객들의 여권과 항공권을 검사했고, 변우석 주변에 있을 뿐 몰려들거나 사진 촬영을 하고 있지 않은 이용객들을 상대로 강한 플래시를 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는 공항 게이트를 통제해 취재진조차 들어갈 수 없게 약 10분 간 출입을 막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경호업체 측은 "사전에 공항 경비대와 협의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천공항 측이 "라운지 항공권 검사는 협조한 적이 없고 협조할 수도 없다"고 반박에 나서면서 이들 간의 진실공방으로 번지기도 했다.
변우석의 소속사 바로엔터테인먼트도 7월 15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논란에 사과하면서도 "게이트와 항공권 및 현장 세부 경호 상황은 당사가 현장에서 인지할 수 없었다"며 "다만 모든 경호 수행 과정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감을 통감하며 불편을 느끼신 이용객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당시 소속사 측이 즉각 제지한 것은 경호원이 이용객들을 향해 플래시를 비춘 것뿐이었고, 나머지 사안은 소속사나 배우가 별도로 요구한 것이 아니라 경호원 개인의 돌발행동 또는 경호업체의 자발적인 경호 행위였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모든 책임이 경호업체로 향하는 가운데 경찰은 이번 내사 대상자인 업체 직원 3명에 대해 강요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법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직원이 아니면서 일반 이용객들의 여권이나 항공권을 검사받도록 요구한 행위가 그 대상이다.
또 변우석이 머물고 있다는 것만으로 다른 이용객들이 공항 라운지를 이용하지 못하게 막았다면 라운지 운영사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 속, 논란의 중심에 선 변우석은 소속사의 공식 입장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입장이나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보다 팬들의 사랑에 응답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모양새기도 하다.
이날 홍콩에서 팬미팅 투어 일정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그를 수많은 인파가 맞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유포된 해당 영상에서 변우석은 공항에 모여 자신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팬들을 향해 걸음을 멈추고 끊임없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주변을 통제하는 공항 직원과 회사 관계자로 보이는 인물들이 앞쪽으로 가라며 손짓했지만 아랑곳 않고 뒤쪽의 팬들에게까지 인사하는 그를 보며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런 일(변우석의 팬 서비스)들이 계속 되니까 팬들이 통제가 안 되고, 과잉 경호를 넘어서 황제 경호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빨리 빠져나가야지, 왜 이렇게 분위기 파악을 못하냐" "공항 직원이랑 회사 사람들 불쌍하다"는 따가운 지적이 이어졌다. 통제되지 않은 팬들과 이를 다 받아주는 배우로 인해 과도한 경호 조치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판에 어떤 입장이나 반성도 없이 똑같은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당분간 변우석을 향한 비판적인 분위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번 변우석의 과잉 경호 논란과 관련, 해당 경호업체에 대해 고발 조치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