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도주’ 반도체↓ ‘트럼프 트레이드’ 산업재·방산↑…미 대선 불확실성 영향 적은 조선·화장품 관심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미국 대선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기존 주도주였던 반도체 업종의 낙폭이 확대된 반면, 산업재나 방산 등 트럼프 수혜 업종은 상승하는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났다. 트럼프 2기 출범은 향후 글로벌 무역분쟁 확대, 재정적자 확대,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하지만 금융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등 대규모 감세와 재정 확장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전망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미 대선구도가 급변하며 트럼프 트레이드를 일부 되돌리는 모습 나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트럼프 당선 확률이 우세해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8월은 미국 대선까지 3개월이라는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시선이 미국 대선 불확실성을 피해갈 수 있는 실적주와 금리 인하 수혜주로 이동할 전망이다.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신조선가 고공행진에 수익성 개선 기대감 높은 조선 업종, K-뷰티 수출 호조로 호실적이 기대되는 화장품 업종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더불어 8월 중순으로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도체 업종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힘입은 메모리 슈퍼사이클 진입 기대감도 있어 우호적 업황이 지속될 듯하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의 피벗 가능성 높아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상대적 주가 매력도 높을 전망이다.
2024년 8월 예정된 주요 매크로 이슈로는 1일 잉글랜드은행(BOE) 통화정책회의, 12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분기 리뷰, 22일 한국 금융통화위원회, 22일~24일 연준 잭슨홀 미팅 등이 있다.
8월 1일 BOE 통화정책회의는 영국 총선 이후 첫 회의다. 지난 회의에서 기준금리 5.25%로 7회 연속 동결한 바 있다. BOE는 금리 동결 배경으로 '물가상승률은 둔화했지만 아직 안정세가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를 기록, 3년 만에 목표치에 도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있다.
8월 12일에는 MSCI 분기 리뷰가 예정되어 있다.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추종 기준인 MSCI 지수의 조정은 반기 변경(5, 11월)과 분기 변경(2, 8월)으로 이루어진다. 종목 편출입은 유동 시가총액과 유동비율 등이 가장 많이 반영되며 통상적으로 편입 종목은 지수 추종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8월 22일은 한국 금융통화위원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회의에서 기준금리 연 3.5%로 12회 연속 동결했으며 만장일치 동결이라는 점에서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 한은 총재가 회의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하다고 언급했다. 통화정책 전환이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도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월 22일~24일까지 진행되는 연준 잭슨홀 미팅은 9월 FOMC를 앞두고 진행되는 연준의 공식 일정인 만큼 시장의 관심이 높다. 잭슨홀 미팅은 매년 8월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경제 심포지엄으로 각국 중앙은행 총재, 경제학자,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경제 정책 및 금융시장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관한 파월 의장 발언이 주목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기 연착륙 기대감 속 연준이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하 시그널을 제시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임승미 하나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