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상장 1437개 기업 52주 신저가 기록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8.77% 내린 2441.55로 2500선이 붕괴했다. 이날 하락폭 234.64포인트은 역대 최대치다. 종전 최대치는 2020년 3월 19일 기록한 133.56포인트다. 코스피는 장중 한 때 10.8%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하락세는 ‘미국발 경기침체(Recession) 공포’ 심리가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는 오전 11시 사이드카, 오후 2시경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20년 3월 19일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금융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해 글로벌 증시 상황과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우리나라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이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 5260억 원, 2673억 원을 순매도 했다. 개인은 1조 6990억 원을 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100대 기업 가운데 상승세를 기록한 종목은 없었다. 10% 넘게 폭락한 기업들도 다수였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0.3% 내린 7만 14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기아는 10.08% 급락했다. POSCO홀딩스와 LG화학은 각각 11.78%, 11.67% 내렸다.
이날 코스닥은 전거래일 대비 11.30% 내린 691.28를 기록하며 코스피보다 하락률이 더 높았다. 코스닥도 이날 급락세를 막기 위해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이날의 충격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52주 최저가 종목이 속출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양 시장에서 52주 신저가가 바뀐 종목은 1437개로 집계됐다. 전체 2699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이 이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코스피에 상장한 네이버는 1만 5300원(8.93%) 내린 15만 61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코스닥에 상장한 에코프로는 1만 100원(11.07%) 하락한 8만 11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정부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합동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한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