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장 인사 둘러싼 논란에 야권 경축식 보이콧…여야 인사들 장외설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야권 보이콧과 관련해 “굳이 불참해 나라가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광복절은 우리 국민 모두가 축하할 만한 정치 행사”라면서 “(야당이) 이렇게 불참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사 논란과 관련해 한 대표는 “인사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이견이 있으면 여기(경축식)에서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민이 하나 돼 기뻐해야 할 날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나라의 어른인 광복회장께서 시작한 터무니없는 독립기념관장 자격 논란은 민주당의 윤석열 정권 친일 몰이로 이어졌고, 도를 넘어 용산에 밀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발언까지 이어진다”고 했다.
나 의원은 “우리가 고민해야할 것은 친일몰이가 아니라 극일을 넘어 G7, G5에 어떻게 합류하는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광복절 당일 오전 논평을 통해 우원식 국회의장의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누구보다 국민통합에 앞장서야 할 국회의장의 (경축식) 불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민주당 등 야당 역시 나라의 빛을 되찾은 기쁜 날인 오늘까지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적 선동에 여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야권의 입장은 다르다. 윤석열 정부가 광복절을 쪼갰다고 정부와 여당을 향해 공세를 펼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광복절 오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광복절”이라면서 “이 정권의 몰역사적인 굴종 외교와 친일 행보를 멈춰 세우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정권은 역사의 전진을 역행하고 있다”면서 “민생에는 거부권을 남발하면서 일본의 역사 세탁에는 앞장서 퍼주기만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과거를 바로 세워 미래로 나아가자는 상식적 외침을 무시한 채 역사를 퇴행시킨다면 결코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아집으로 국민 통합과 평화의 장이 돼야 할 광복절은 분열과 갈등의 무대가 되고 말았다”고 했다.
염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그 동안 학문적 영역에 머물러 있던 뉴라이트 인사들의 주장이 정부 영역으로까지 침투하고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일본 입장을 대변하며 국민 자존심을 짓밟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식마저 쪼개놓고 그 책임을 광복회와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정권은 자랑스러운 독립의 역사와 광복 정신을 훼손하고, 친일 역사를 복권하기 위해 뜻깊은 광복절 79주년마저 ‘친일 부활절’로 만들었다”면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비롯해 친일 인명사전에 들어가야 마땅할 ‘정치적 일본인’들을 정부 요직에 앉히며 밀정 정권으로 거듭났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