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국이 보도국을 디스(diss : 특정 대상이나 인물을 폄하하거나 공격하기 위한 행동)하는 상황이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특유의 코믹 패러디로 볼 수도 있지만 최근 MBC 뉴스의 거듭된 방송 사고로 보도국이 뒤숭숭한 상태에서의 MBC 내부 디스라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는 배우 최승경을 소개할 당시 자막으로 이름이 아닌 ‘탤런트’라는 단어가 나왔다. 방송 사고는 아니다. MC 규헌 역시 최승경을 소개하며 “이 분 이름을 잘 모르겠다. 글자로 처음 알았다”며 “얼굴은 익숙한데 설명하기 애매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까닭에 이름 대신 탤런트라는 자막을 넣은 것이었는데 코믹한 설정임을 알리기 위해 그 옆에 ‘자막 고지 중’이라는 단어를 추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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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방송 캡쳐 사진 |
이는 지난 5일부터 방송 시간대를 저역 9시에서 8시로 옮긴 MBC <뉴스데스크>에 대한 디스로 풀이된다. MBC <뉴스데스크>는 방송 시간대를 옮긴 첫날인 5일 대선과 관령해 다양한 시민을 인터뷰했는데 이름 대신 대학생, 할머니, 회사원, 환자, 근로자, 상인 등으로 자막을 표기해 눈길을 끌었다. ‘환자’ 등의 자막으로 인해 황당 자막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날 ‘라디오 스타’의 최승경 자막은 MBC <뉴스데스크>의 황당 자막을 패러디해서 디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것은 분명 예능 프로그램이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마련한 하나의 장치일 뿐이지만, 신기록 경신에 매진하는 듯 연거푸 방송 사고를 내고 있는 MBC 뉴스의 현실을 감안하면 그냥 웃을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게다가 왜 MBC 내부에서 예능국이 보도국을 드러내 놓고 디스하는지를 둘러싸고는 다양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