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화 추정 객실에 투숙객 없던 상태로 알려져…경찰 “여러 가능성 열어두고 구체적 원인 조사 중”
지난 22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9분쯤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한 9층짜리 호텔 8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등 7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남자 3명, 여자 4명이며 모두 내국인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같은 건물에서 3명이 중상, 9명이 경상을 입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 당시 일부 투숙객은 호텔 객실에서 소방 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다가 부상을 입거나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인력 153명과 펌프 차량 등 장비 46대를 동원해 약 3시간 만인 오후 10시 26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조사 결과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객실(810호)에는 투숙객이 없었다면서도 “이전에 한 분이 들어왔다가 타는 냄새가 나서 호실을 바꿔 달라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한 목격자는 “8층 객실에서 연기가 난다”며 119에 신고했고, 이후에도 20여 건의 신고가 잇따랐다.
소방 당국은 64개 호실에 23명이 투숙을 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6층까지는 투숙객이 없었고, 7층 투숙객 중에는 피해를 입은 사람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주로 8~9층 투숙객들이며, 해당 층 복도와 계단 등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소방 관계자는 “일부 투숙객이 건물 밖으로 나오려다가 비상구 등을 찾지 못해 화마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호텔 측이 화재 직후 투숙객들에게 안내방송을 하거나 대피 유도를 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호텔 내부에서 유독 가스가 빠르게 퍼지면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연기가 자욱해 소방대원들도 현장에 진입하기 매우 어려웠다”며 “CC(폐쇄회로)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조사해 방화, 자연 발화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체적인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호텔은 부천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중형급 숙박 전용 호텔로 주변에 대형 병원이 많아 치료를 위해 2∼3주씩 장기 투숙하는 외국인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