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 학자와 공동집필한 논문으로 추천 입학 예정…고교 진학 때도 특혜 논란, 실제 성적 “이례적으로 낮아”

일본 대중지 ‘주간신조’는 8월 15일자에서 “히사히토 왕자가 일본 최고의 명문 도쿄대 농학부에 추천 입학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도쿄대 추천형 선발은 공통시험과 더불어 고교 재학 중 논문이나 사회공헌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데, 특히 이름 있는 학술대회에 참가하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에 주간신조는 “히사히토 왕자에게는 실로 맞춤형 입시”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더했다.
히사히토 왕자는 8월 25일부터 교토에서 열린 제27회 국제곤충학회의에 참석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곤충학회로 4년에 한 번씩 개최된다 하여 ‘곤충학자의 올림픽’이라 불린다. 일본에서 개최된 것은 44년 만이다. 그러나 이번 학회가 주목받은 것은 행사 자체의 중요성보다 히사히토 왕자가 참여한 연구 성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으로서 연구단체의 일원으로 국제학회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 언론들은 하사히토 왕자의 행보에 대해 “도쿄대 농학부에 입학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터넷상에서는 “일류 학자와 논문을 집필한다는 것은 일반 고교생이라면 꿈도 못 꿀 일”이라며 “히사히토 왕자가 왕실 특권을 남용해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한 ‘스펙 쌓기’를 하고 있다”라는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사실 두 전문가가 연구하고, 왕자는 이름만 올린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사히토 왕자는 앞서 고등학교 진학 당시에도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쓰쿠바대부속고는 필기시험 등 치열한 입시에서 합격해야만 입학할 수 있는 명문 사립고다. 하지만, 히사히토 왕자는 오차노미즈여대부속중학교와의 ‘제휴교 진학 제도’를 이용해 시험 없이 서류·면접 심사만으로 진학했다. 공교롭게도 이 제도가 신설된 것은 히사히토가 중학교 진학을 앞뒀을 때라 “입학 과정에 ‘왕실 특권’이 작용했다”라는 의심을 산 바 있다.

쓰쿠바대부속고는 히사히토 왕자 입학 후 교내 수칙이 바뀌어 전교생의 성적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관계자는 “이 정도의 성적이면 수업을 따라가기가 어렵고 본인도 힘들어하지 않을까 한다”며 걱정했다. 관련 기사에는 “제휴교 추천 제도로 입학한 히사히토 왕자가 애초 쟁쟁한 실력의 학생들을 따라잡는 것은 무리였다” “기코 왕세제비의 허영이 낳은 비참한 결과” “만약 히사히토 왕자가 도쿄대에 합격한다면 입시 비리다” 등등 날선 댓글이 달렸다.
온라인 서명사이트에는 ‘하사히토 왕자의 도쿄대 입학 반대’를 요구하는 청원이 지난 8월 10일 등장했다. 해당 청원에는 1만 2000명이 넘게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족이라는 특권을 이용해 입학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라는 것이 주요 비판이다.
저널리스트 호사카 마사야스는 “장래 일왕에게 반드시 높은 학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그 전에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라고 조언했다. 역사학자 오다베 유지는 “부정한 방법으로 도쿄대에 입학하면 장래 일왕으로서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없다”며 “상징 일왕제의 뿌리를 뒤흔드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사태는 일변했다. 2021년 후미히토의 장녀 마코 공주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강행하는 소동이 장작불을 지폈다. 설상가상 이듬해 히사히토 왕자의 명문고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후미히토 일가는 ‘국민 밉상’으로 전락하게 됐다.
한편,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한 이후 마사코 왕비는 여러 외교활동을 펼치면서 국민적 호감도가 상승했다. 특히 아이코 공주는 2021년 성년식에서 고모인 구로다 전 공주의 왕관을 빌려 쓰는 검소한 모습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제는 “후미히토 일가보다 아이코 공주가 일왕에 올라야 한다” “남성 왕위 계승 규칙을 철폐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일각에서는 “히사히토 왕자도 성년이 돼 언론 노출의 기회가 늘어나면 다시 국민적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과연 후미히토 일가는 반격을 꾀할 수 있을까.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