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원 강사에 인플루언서까지 피해…검찰 “소년범이지만 사안 중대”
A 군은 지난 7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이른바 ‘딥페이크’ 기술로 고등학교 여교사 2명의 얼굴을 나체사진에 합성한 뒤 SNS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여교사들의 피해 사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A 군의 SNS 계정을 추가로 분석했고, A 군이 학원 선배 수강생과 강사, SNS 인플루언서 등 3명을 상대로도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경찰은 피해를 입은 여교사들이 용의자로 A 군을 지목하자 그의 소속 학교 학생 300명가량의 SNS 계정을 일일이 확인해 관련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 이어 A 군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반려되자 직접 A 군의 거주지에 찾아가 범행 사실을 따져 물었고, 추가 소환 조사도 진행했다.
A군은 최초 조사에서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수사관들의 추궁에 범행 사실을 결국 인정했다. A군은 범행 동기에 대해 “예뻐서 (불법 합성물을)만들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진정서를 접수한 뒤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했고 조만간 A 군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지방검찰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 착취물 소지·반포’ 등 혐의로 남자 고등학생 B 군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B 군은 지난해 12월 C 양의 얼굴 사진에 다른 여성의 나체 사진을 딥페이크 기술로 합성해 만든 성 착취물을 SNS를 통해 건네받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군은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한 남성으로부터 C 양의 개인정보와 함께 넘겨받은 합성 성 착취물을 C 양의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B 군과 C 양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C 양의 합성 성 착취물을 제공한 남성은 누군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B 군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허위 영상물 제공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성 착취물 소지·배포 등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B 군이 초범이고 소년범이지만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기소했다”며 “앞으로 허위 영상물은 성 착취물로 보고 관련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