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정신병자인지 어디 한번 따져봅시다
▲ 황상민 교수가 본지 인터뷰를 통해 거침없는 반격을 시작했다. 막말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과의 과거 인연도 얘기했다. |
황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박 후보 여성성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한,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학교에 찾아온 건 절대 납득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더 놀라운 것은 황 교수가 이미 지난 과거 김 위원장과 그의 부친이 설립한 대성그룹 가문과도 깊은 인연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현재 심경이 어떤가.
▲내가 이야기한 거 갖고 난리치는 것에 대해서는 나도 할 말이 없다. 근데 대다수 사람들은 내가 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했다며 억지로 우기고 압박하고 있다. 그런 주장에 대해 해명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새누리당은) 자기편 아니면 무조건 적으로 돌리고 있다. 그 사람들(새누리당) 왜 이렇게 과도하나. 정치를 미움으로 승화시키는 건 확실히 보수 우파 사람들이 더 심한 거 같다. 이건 분명 ‘여왕님’(박근혜 후보)을 모시는 사람들의 오버액션이다. 이전보다 훨씬 심해졌다. 내가 ‘신성모독’ 한 거다. 이거 이외에는 다르게 설명할 단어가 없다. 또 ‘생식기 발언’ 처음 보도한 데일리안 인간들도 참. 어떻게 그렇게. 야. 타이틀을 어떻게 그렇게 만드나. 참, 극우파들 과도하다. 과도하게 영웅시하고, 조금만 자기한테 뭐 들어오면 부르르 떨고. 남 공격할 때는 심하게 하고. MB(이명박 대통령)가 노무현 때려잡을 때, 검찰 활용해서 하는 것처럼. 내 입만 아프다고 생각해서 그 매체에는 항의도 안 했다.
―박근혜 후보의 여성성에 대한 본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변함없나.
▲어제도 내가 외부 강의하면서 그 얘기했다. 즉석에서 대선후보 이미지를 분석하는데, 박 후보 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뭔지 아나. ‘권력’ ‘절제’ ‘끈기’ ‘엄격’ ‘인내’. 이 다섯 단어다. 이 단어는 남성 이미지다. 이런 여자가 치마만 두르고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 하면, 그렇다고 속아 넘어가 줄까? “치마만 두르면 다 여자냐”는 반응이 더 맞지 않나. 어제는 이 말 하다 맞아 죽는 줄 알았다.
―황 교수 공격의 선봉장으로 김성주 선대위원장이 나섰다. 황 교수를 두고 ‘정신병자’라 칭했다.
▲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김 위원장은 본인이 박 후보를 돕는 거는 진짜 ‘우국의 심정’으로 하는 거 같다. 한쪽 편들면 죽기 살기로 하는 거 같다. 근데 멍청한 것은 본인이 갖고 있던 막내딸로서의 반항이 이번에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집안 배경을 말하는 건가.
▲나, 그 집안과 인연 많다. 5~6년 전에, 김 위원장 셋째 오빠 대성그룹 김영훈 회장의 고문으로 1년 있었다. 당시 대성그룹이 ‘코리아닷컴’ 인수를 앞두고 있었는데 내가 마침 온라인 게임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문 제의가 들어왔다. 그때 그 가족 식사자리에 몇 번 초청받은 적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기억할지 모르지만, 난 그때 김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구면이라는 얘기다. 그때 김 위원장한테 받은 ‘MCM 넥타이’가 지금도 내 옷장에 걸려있다. 근데 그쪽 사람들과 집안 분위기가 참 그렇더라. 대성그룹 문화 자체가 회장이 다 일일이 개입하는 가부장적 문화였다. 온라인 사업은 원래 모든 것을 밑에 사람들에게 맡겨놓고 진행해야 하는데 거긴 그게 안 되더라. 그 사업은 안 되겠다 싶었다. 가족 식사자리에서도 분위기 자체가 남자(오빠들)가 왕이더라. 여자 형제들은 아무리 누나라도, 남자 형제들한테 꼼짝 못하는 그런 문화더라. 그 가족 식사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형제들한테 줄 선물을 싸와서 다 나눠주더라. 막내로서 그 집안에서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 밖에도 내가 하버드 유학시절, 이미 대성그룹 자제들은 소문이 파다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그 집 형제들 세 명(김성주 위원장, 김정주 연세대 교수:둘째언니, 김영훈 회장:셋째 오빠) 모두 하버드 신학대학원 다녔다. 유학생들 사이에서 그 집안이 왜 유명했느냐면, 그 집 형제들이 학교에 돈을 기부해서 다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원래 하버드 신학대학원은 기부만 하면 들어가기 수월하다.
―김 위원장이 특히 박 후보의 ‘여성성’에 대해 민감한 것은 가부장적 집안분위기와 관련 있다는 것인가.
▲김 위원장은 전형적인 페니스 엔비(Penis Envy)다. 남아선호, 남근숭배란 말이다. 김수근 회장은 생전에 회사를 아들 셋에 비교적 공평하게 나눠줬다. 근데 김 위원장을 비롯한 딸한테는 안 줬다. 더군다나 김 위원장은 유학시절 외국인하고 결혼해서 집안에서 쫓겨난 전력까지 있지 않나. 그런 점에서 김 위원장은 피해의식이 많다. 어떻게 보면 아버지 김수근 회장의 장사꾼 기질을 제일 많이 닮은 게 김 위원장이다. 1등 사업가에다가 성공한 비즈니스, 훌륭한 장사꾼이지 않나. 하지만 그래서 제일 많이 싸웠을 것이다. 딸이기 때문에, 딸로서 받은 집안에서의 수모가 있다. 김 위원장은 나름대로 아들 같은 모습으로 살아왔는데, 아버지가 인정 안 했던 거다. 그놈의 ‘생식기’가 없어서 인정 못 받은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런 과정에서 내가 박 후보를 두고 ‘생식기’ 얘기하니까 본인도 모르게 튀어나온 거다. 본인이 여태까지 집안에서 당했던 거 다 끄집어내는 거다. 그 사람이 가진 무의식적인 것이 당연히 나온 것이다.
▲ 박근혜 후보와 김성주 위원장. |
▲나한테 ‘정신병자’라고 욕한 건 이해한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다. 근데 학교에 온 건 하지 말았어야 할 짓이다. 결국, 나 내일(11월 16일) 오전에 그 문제 때문에 교학부총장이랑 본다. 정말 괘씸한 건 김 위원장이 총여학생회를 들쑤신 거다. 본인들이 만든 (황 교수 퇴출)성명서를 학생들 이름으로 내게 한 것이다. 비열한 짓이다. 정치인이 아닌 예의염치의 문제다. 가진 자의 뻔뻔스러움이다. 난 학교라는 게 직업일 뿐 아니라 내 존재 이유다. 난 교수로서 매일 학생들 얼굴 보고 가르쳐야 한다. 만약 그 성명서에 이름을 쓴 학생들이 내 수업을 듣는다면, 난 그 학생 얼굴 못 본다. 학생을 사주했다는 것은 결국 게임에서 지켜야 할 룰을 깬 것이다. 치사한 수준을 넘어 이건 하지 말아야 할 짓이다. 겉으로 우아하고 상류사회 CEO라고 하지만 난 그 사람 ‘인간말종’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인간말종. 마치 인간 거주 지역에 무차별 독가스를 터트리는 짓을 한 거다. 근데 김 위원장은 연세대를 자기 ‘나와바리’(영역·구역의 일본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김 위원장은 연대 신학과 출신이다. 또 김 위원장 언니(김정주 교수)가 학교에 6억 원 내고 지금 신학과 교수직을 받아 들어왔다. 그 언니는 나와도 가끔 마주친다. 현재 연대는 신학대가 학생회를 꽉 잡고 있다. 그래서 성명서도 낼 수 있었던 거다. 오래전부터 부자인 대성그룹과 김 위원장이 연대에 기부를 많이 했다. 대성과 연대와의 관계가 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은 연대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도 못 할 짓을 하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우려가 큰 것 같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가.
▲박근혜의 용병술이다. 박 후보는 세부 아이템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다.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이템만 챙기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는 식의 용병술이다. 문제만 안 생기면,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젠다 이외에는 밑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근데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가장 큰 문제가 박 후보가 모르는 사이에 엄청나게 해 먹는 인간들이 무지 많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밑에 있는 사람이 호가호위한다는 거다. 홍사덕 전 의원 사례를 봐라. 정말 안타까운 것은 그런 정해진 패턴이 계속 나올 것이라는 거다. 참 걱정이 되는 대목이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황 교수, 연세대측과 면담
“문제 교수 조치 운운하더라”
황상민 교수는 기자와의 인터뷰 다음날(11월 16일), 연세대 위광민 교학부총장과 면담했다. 황 교수는 이 자리에서 위 부총장으로부터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황 교수는 인터뷰가 끝난 뒤 기자에게 추가로 이메일을 보내왔다. 그는 “오늘 위광민 교학부총장을 만났다. 학교에서는 총장이 직접 받은 내 비방 메일과 여학생회가 조작해 만들어낸 규탄서를 빌미로, 나에 대해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마도 위 부총장은 방송 내용을 보지도 않은 것 같다. 그는 내게, 학생들이 규탄서 대자보를 붙였기 때문에 내가 문제를 일으키는 교수라는 식으로 얘기했다. 또 이런 이유로 본부에서는 어쩔 수 없이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하더라. 나의 발언이 연세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설명이었다. 내가 항의를 하자, ‘현재는 조사를 하기 위한 수준’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황 교수가 심리학자로서 말한 ‘자유로운 발언’을 연세대가 ‘정치적으로’ 문제 삼는 것은 의사표현의 자유에 반하는 과도한 개입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
“문제 교수 조치 운운하더라”
황상민 교수는 기자와의 인터뷰 다음날(11월 16일), 연세대 위광민 교학부총장과 면담했다. 황 교수는 이 자리에서 위 부총장으로부터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황 교수는 인터뷰가 끝난 뒤 기자에게 추가로 이메일을 보내왔다. 그는 “오늘 위광민 교학부총장을 만났다. 학교에서는 총장이 직접 받은 내 비방 메일과 여학생회가 조작해 만들어낸 규탄서를 빌미로, 나에 대해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마도 위 부총장은 방송 내용을 보지도 않은 것 같다. 그는 내게, 학생들이 규탄서 대자보를 붙였기 때문에 내가 문제를 일으키는 교수라는 식으로 얘기했다. 또 이런 이유로 본부에서는 어쩔 수 없이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하더라. 나의 발언이 연세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설명이었다. 내가 항의를 하자, ‘현재는 조사를 하기 위한 수준’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황 교수가 심리학자로서 말한 ‘자유로운 발언’을 연세대가 ‘정치적으로’ 문제 삼는 것은 의사표현의 자유에 반하는 과도한 개입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