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세 아끼려 변기도 안쓴다고?
지금 미국에서는 조기를 천정에 매달고 밥을 먹는 자린고비도 울고 갈만큼 지독한 구두쇠들의 열전이 한창이다. 케이블 방송 TLC의 인기 프로그램인 <최고의 구두쇠들>에 소개된 짠돌이 짠순이들 이야기다.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들의 절약 습관을 보면 그야말로 기절할 노릇이다. 두루마리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기본. 심지어 물을 아낀답시고 목욕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뉴욕에 거주하는 케이 하시모토는 일을 본 후에도 절대 화장지를 쓰는 법이 없다. 대신 물과 비누를 이용해서 손으로 닦는다. 또한 3년 동안 세탁기를 돌린 적도 없다. 수도세를 아끼기 위해서 그녀가 택한 방법은 샤워를 하면서 동시에 빨래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손빨래를 하면 시간도 절약되고, 물도 절약되고, 또 세제도 절약된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 이렇게 해서 그녀가 절약하는 돈은 한 달에 6달러(약 6500원)가량이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그렉은 물을 아끼기 위해서 변기물은 일주일에 한 번만 내린다. 일주일 동안 플라스틱 용기에 용변을 본 후 한꺼번에 변기에 넣어 물을 내리는 방식으로 생활한다.
이밖에 버몬트주 헌팅턴의 로이는 치실을 끊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재활용하며, 원두커피도 맹물이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우려 마신다. 또한 5남매의 엄마인 아이다호주 애쉬톤의 비키는 아이들에게 고기를 먹이고 싶을 때면 정육점 대신 길거리로 나간다.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찾아 요리를 하기 위해서다.
메릴랜드주 애코킥의 제프는 어린 시절부터 자린고비 생활이 몸에 익었다고 말하면서 정육점에서 염소 머리 등 아무도 찾지 않는 부위를 공짜로 얻어와서 요리를 해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역겹다고 하지만 사실은 영양도 있고 맛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는 구두쇠 생활 25년 만에 백만장자가 된 경우도 있다.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에 거주하는 빅토리아 헌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싱글맘인 그녀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결과 현재 집 여러 채와 주식 등을 보유한 부자가 됐다. 그녀의 생활 습관을 보면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아예 변기 자체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그녀는 소변을 볼 때면 유리병을 사용한다. 또한 평소 먹을거리는 레스토랑이나 슈퍼마켓의 쓰레기통을 뒤져서 해결하며, 냉장고는 하루에 열두 시간만 작동하도록 타이머를 설치해두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