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대기업 간부 등이 주고객… 호텔사장·업주 등 19명 입건
▲ 사진출처=MBC 뉴스 캡처 |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고급호텔에서 불법 성매매 영업이 버젓이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강남경찰서는 14일 오후 11시 40분경 이 호텔을 급습해 유흥주점 소속 성매매 여성과 남성 성매수자들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0년 7월 문을 연 '5○○'이라는 이름의 유흥주점은 '17% 란제리 클럽' '슬립(원피스형 속옷) 클럽'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17%'는 속칭 최고급 룸살롱을 뜻하는 '텐프로 업소'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 성매매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은 여느 호텔처럼 지하에 유흥업소가 있었지만 이들은 호텔 12, 13층에 별도의 공간을 두고 영업을 했다. 광고 문구도 '답답한 지하를 벗어나 강남 전망이 시원하게 보이는 곳에서 스트레스를 풀라'였다.
이번 경찰 단속에 적발된 성매수 남성 7명은 의사나 대기업 간부들이 대부분이었다. 손님들은 신분 노출을 꺼려 정문이 아닌 지하 주차장 엘리베이터로 올라와 술을 마셨다. 성매매를 원하는 손님은 미리 업소가 통째로 빌린 10층 객실로 이동해 여성 종업원을 기다렸다. 성매매 비용만 1인당 34만 원으로 술값을 포함하면 6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오후 7시경 영업 시작 시간에 맞춰 업소 직원이 호텔 프런트에서 10층 객실 열쇠 19개를 모두 받아 성매매 알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열쇠를 받는 현장을 확인했지만 호텔 측은 “직원에게 열쇠만 줬을 뿐 성매매를 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강남경찰서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호텔 사장 고 아무개 씨(56)와 유흥업소 업주 이 아무개 씨(35), 성매수남, 성매매 여종업원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올 들어 강남 경찰서는 풍속업소 635곳을 단속해 1376명을 검거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