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신청사 건립 비해 재정 절감”…경기도·시의회 “주민 설득 부족에 절차상 문제 있어”
우선 고양시는 주교동에 신청사를 건립하면 약 4300억 원이 소요되지만, 백석 벤처업무빌딩으로 이전할 경우 599억 원의 비용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백석 벤처업무빌딩이 교통 접근성이 좋고, 시민들에게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소"라며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재정을 절감하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석으로의 시청사 이전이 행정적 효율성 제고뿐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고양시의 입장에 대해 경기도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도는 시청사 이전을 위한 투자심사가 반려된 이유에 대해 지난해 11월 재검토 결과에 따른 충분한 보완 조치 없이 고양시가 재심사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재검토 과정에서 주민 설득 및 시의회와의 충분한 협의, 기존 주교동 신청사 사업의 조속한 종결 등의 절차 이행을 요구했지만, 고양시의 주민 설득 과정과 시의회와의 협의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고양시가 주교동 신청사 건립 관련 행정을 마무리하지 않은 채 백석 빌딩으로의 시청 이전을 위한 추가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양시는 지난해 12월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며, 44개동 행정복지센터 간담회, 유관단체 간담회, 백석 업무빌딩 현장견학 등을 통해 다방면으로 소통했다고 밝혔다. 시청사 건립은 국비나 경기도의 지원 없이 시 재정으로만 추진해야 하지만, 경기도가 불필요한 요구를 하고 있어 고양시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침해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청사 이전 계획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고양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경기도의 반려 결정을 지지하며 고양시가 시의회와의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정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중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시청사 이전을 위해서는 시의회의 사전 의결이 필수적이지만, 시는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동환 시장이 예비비 7500만 원을 시청사 이전 용역비로 집행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시의회는 2024년 정례회에서 시청사 이전 타당성 조사 용역비가 부적절하게 집행된 점을 지적하며, 관련자에 대한 감사와 변상을 요구했다. 또한 주민 설득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시가 지난해 12월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고 주장했으나 시의회는 이 설명회가 실질적인 주민 참여 없이 이루어졌으며, 특히 이해 당사자인 주교동과 덕양구 주민들이 배제된 채 일산동구에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고양시의회 최규진 의원은 "의회의 반대와 경기도의 반려 결정에도 불구하고 백석 벤처업무빌딩을 별관으로 사용해 부서 이전을 강행하려는 무리한 시도를 막고, 행정 절차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10월과 12월로 예정된 제2차 추가경정예산 및 2025년도 본예산 심의에서 경기도 투자심사의 반려 결과를 반영해 백석 벤처업무빌딩과 관련한 불필요한 예산의 삭감을 예고했다.
고양시의 시청사 이전 계획이 주요 쟁점으로 자리 잡으며, 경기도와 시의회의 반대 속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주목된다.
김영식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