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노조 “사분위 이사선임 전면 재검토” 성명…이사 후보자 추천 위법 논란에 교육부 “개입, 의혹 사실무근”
최근 수원지방법원에 경기대 대학평의원회(평의원회) 의장을 상대로 대학평의원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가 접수됐다. 평의원회는 고등교육법, 사립학교법 및 경기대학교 정관 등에 근거하여 대학의 운영 및 교육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 또는 자문하는 기구로 교수 6인, 직원 3인, 조교 1인, 학생대표 3인, 동문대표 2인, 외부인사 1인으로 구성됐다.
경기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경기학원은 현재 임시이사체제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9월 23일 경기학원 정이사 후보자 추천을 전·현직이사협의체 4인, 평의원회 4인, 개방이사추천위원회(평의원 중 3인, 이사 중 2인) 4인, 교육부 장관 4인 등 총 16인을 10월 15일까지 교육부에 추천하도록 심의했다. 경기학원에 대한 정상화 추진 계획안에 대한 절차로 16명의 정이사 후보 중 총 8명 정원의 이사를 선임한다.
이에 평의원회는 개방이사추천위원 3인을 선정하기 위해 임시회의를 개최했다. 평의원회 운영규정에 따라 의사 결정은 본 회 구성원이 합의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에 따르면 10월 3일 열린 임시회의에서는 합의 노력 없이 다수결 투표를 갑자기 요청해 동문회와 외부위원 등의 반발에도 교수, 직원, 학생대표 3인을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운영규정의 의결정족수 역시 위배한 채 불특정한 ‘교수’ ‘직원’ ‘학생’을 추천하기로 의결한 후 임의로 준비된 추천위원 명단을 지명해 선정했다고 한다.
경기대 관계자는 “오랜 임시이사 체재를 종식하기 위하여 각종 구설수에 얽매인 학교의 투명하고 올바른 인사를 뽑자는 것이 정이사 추천의 목적이라며 특정인들의 합의하에 지명된 것은 운영규정을 위반한 위법행위로 볼 수 있다.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지만 학교 내부 일이 외부로 자꾸 번지는 부분은 안타깝고 뼈아프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대는 2022년 3월 손종국 전 총장 관련 이사회 내부에서 갈등을 빚으면서 결국 후임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해 교육부의 임시이사가 파견됐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구성원들의 의견 충돌이 난립하는 과정에서 전·현직이사협의체 이사후보자로 손 전 총장의 아들과 누나 등 가족들이 줄줄이 거론되자 학교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여기에 임시이사와 학교 일부 인사와 손 전 총장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 또한 일각에서 제기된 상황이다.
실제로 전국교수노조 경기대지회는 10월 19일 성명서에서 “재단 이사진의 전횡을 막고 사학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도록 개방형 이사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면서 “교육부에서 파견된 A 임시이사가 비리사학의 주범의 장남과 매우 가까운 K대 B 이사장을 개방형이사로 추천했는데 이는 사실상의 특수관계인이며 재단 관계자다. 설립자의 친족이나 임원이었던 자 등 이른바 특수관계자들을 추천하는 것은 사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며 법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다. 재단이사들이 설립자 측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며 대학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고자 대학평의원회에서 재단과 관계없는 객관적인 제3자를 추천하여 견제와 균형을 갖게 하는 것이 적법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10월 28일로 예정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개방형 이사선임절차는 전면 취소하고 개방형이사 재추천과 정이사 전체 추천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논란이 있는 것은 알지만 행정 절차 등 적법한 범위에서 충실히 사태를 지켜볼 뿐 어떠한 개입이나 의혹에 대한 사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손 전 총장은 경기학원 설립자 소성 손상교 선생의 아들로 4~6대 경기대 총장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2022년 9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지난 5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경기대 정상화를 위한 경기학원 이사 선임 논란과 의혹에 대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10월 28일 예정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개방형 이사선임절차 진행에 따라 위법 논란이 교육계를 넘어 법정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마저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