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파병 입단속 위해 군인 가족 집단 이주·격리시키는 정황 포착
정보위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 따르면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 병력이 현재까지 3000여 명으로 파악되며 오는 12월쯤 총 1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야 간사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 병력 1500명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로 1차 이동했으며 이후 1500여 명이 추가 파병된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이 파병한 병력에 대해 국정원은 “전투 현장에 파병되진 않았고 러시아 내 다수 훈련시설에서 분산돼 현지 적응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군사 장비 사용법·무인기 조종 등 특수교육도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러시아 군 내부에서 한국어 통역 자원을 대규모 선발하는 동향도 확인됐다고 보고됐다.
국정원은 또 “군사훈련에 참여한 러시아 교관들은 파병 북한군의 체력과 사기는 우수하나, 드론 공격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전선 투입 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군을 파병한 대가가 1인당 월 2000달러 수준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이 파병 사실에 대한 입단속과 파병군인 가족에 대한 통제·관리를 위해 이들을 모처로 집단 이주·격리하는 정황도 포착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파병을 논의한 시점은 지난 6월 북한과 러시아가 ‘전쟁 상태에 처하면 지체 없이 군사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이후로 보고 있다. 지난 9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방문한 직후 파병 절차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봤다.
북한이 파병을 결정한 배경에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동맹 고착화, 유사시 러시아의 한국 개입 유도, 경제난 돌파구 마련, 군 현대화 가속 필요성 등이 작용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파병된 북한군이 탈영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에 대해서는 보고한 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현지시간 23일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언하면서 “그들이 러시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