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 복귀 무산…하이브 상대 가처분 ‘각하’

재판부 “청구의 실현 이익 없어”…대표이사 아닌 ‘사내이사’로 어도어 머물까

[일요신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대표직 복귀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민 전 대표는 어도어의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로서 2027년 11월까지 계약상의 임기가 보장된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어도어 대표이사 재선임 가처분 신청에서 재판부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사진=이종현 기자

10월 2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어도어 대표이사 선임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각하'란 청구가 법률에서 정하는 요건에 맞지 않을 때 본안 판단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는 지난 8월 27일 이사회를 통해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민 전 대표는 주주간계약을 위반해 부당한 해임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향후 개최될 이사회에서 민 전 대표를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을 때 하이브가 찬성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소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이 사건 이사들에게 신청 내용과 같은 업무 집행(찬성 의결권 행사)을 지시하더라도 이사들은 독립적으로 이 사건 안건에 대한 찬반 여부를 판단 및 결정해야 하며, 하이브의 지시에 따라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며 "신청 내용과 같은 가처분을 명한다고 해도 어떤 법적 효과가 생기지 않아 신청의 이익이 없다"고 판시했다.  

양 측이 내세운 주장 중 어느 쪽이 더 정당한지 보다 민 전 대표의 청구 자체가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먼저 짚은 것이다. 하이브의 '민희진의 업무상 배임' 주장과 민 전 대표의 '하이브의 뉴진스 죽이기' 주장의 정당성과 진실 여부는 이 소송에선 중점으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3차전은 민 전 대표의 즉시항고 또는 별도의 새로운 소송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하이브는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하이브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어도어 정상화, 멀티레이블 고도화, 아티스트 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 전 대표 측은 입장을 정리 중이다. 

김태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