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공고 7월 16일 합격 발표, 티켓 예약은 6월 17일…연맹 “권익위 매뉴얼 따르면 비리 아냐” 사무처장 “사실무근”

신 전 회장 임기 때 채용된 A 사무처장이 대한사격연맹 사무처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A 사무처장의 채용 과정을 두고 사격계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사격인은 “7월 2일 회장 취임식 이후 약 보름 만인 7월 16일 사격연맹이 신임 사무처장 채용 최종합격자를 공식 발표했다”면서 “사전에 특정인을 내정해 놓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했다. 또 다른 사격계 관계자는 “사무처장 채용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신임 사무처장의 파리행 티켓이 예약돼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제보했다.

면접 이튿날인 7월 16일 최종 합격자가 발표됐다. 그로부터 열흘 후인 7월 26일 새롭게 발탁된 A 사무처장은 ‘결전지’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의 사격계 관계자는 “채용 절차는 요식행위였을 뿐 특정인을 사무처장으로 내정해놨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요신문은 ‘대한사격연맹 사무처장 채용 내정 의혹’ 관련 문건을 단독 입수했다. 파일 제목은 ‘E티켓-처장님’이었다. 문건엔 A 사무처장의 파리행 왕복 항공권 예약 정보가 담겨 있었다.

대한사격연맹 사무처장 채용 일정에 따르면 채용 공고일은 6월 26일이었다. 그런데 A 사무처장 파리행 항공권은 공고일 이전인 6월 17일 예약이 완료됐다. 항공권 예약 한 달 뒤엔 A 사무처장이 채용에서 최종 합격했다. 티켓을 예약할 때와 항공기에 탑승할 때 신분이 달라진 셈이다.
한 사격인은 “채용 과정에서 내정자가 있었는지 여부가 물론 핵심 쟁점이지만, 대한사격연맹이 연맹 소속 관계자가 아닌 사람의 항공권을 직접 예매하는 것이 규정 위반이라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이 사격인은 “새로운 사무처장 채용 필요성을 논의하는 인사기금위원회가 6월 24일경 화상회의 방식으로 이뤄졌다”면서 “당시 실무부회장은 ‘안건(사무처장 신규 채용)을 승인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회의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있을 수 없는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A 사무처장 채용 과정서 불거진 의혹과 관련해 이은철 대한사격연맹 실무부회장은 “신명주 전 회장이 선출된 뒤 바로 올림픽을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회장이 바뀌면서 줄어든 회당 출연금 부분을 마케팅을 통해 메워야 했고, 마케팅 및 미디어 자문을 해줄 전문가가 필요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A 사무처장을 마케팅 및 미디어 자문으로 데려가기로 결정을 한 뒤에 신명주 전 회장과 내가 사무처장을 교체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 시점에 사무처장을 새로 뽑게 된 것”이라고 했다.

연맹 관계자는 “연맹에서 먼저 티켓 예약을 한 뒤 해당 금액을 청구하면 전임 회장이 주겠다는 얘기가 처음부터 다 돼 있었다”면서 “전임 회장이 해당 금액을 준 기록도 행정상으로 다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신임 사무처장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인사기금위원회 화상회의 내용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연맹 관계자는 “그런 내용에 대해선 모른다”고 했다.
연맹 관계자는 “사무처장 신규 채용은 6월 21일 신명주 전 사격연맹 회장이 처음 지시했고, 6월 26일 채용공고가 게재된 뒤 계획된 일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면서 “사격계 일각에서 A 사무처장 항공권이 사전에 예약된 것을 두고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된 것은 알고 있다”고 했다.
연맹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정한 매뉴얼에 따라서 인사기금위원회가 이사회 요청을 받아 A 사무처장 채용 과정 및 절차에 대해 파악한 결과 청탁이 없었고, 인사기금위원회 위원(면접관)들이 사전에 신 전 회장과 A 사무처장이 만났던 걸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채용비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10월 31일 일요신문과 만난 A 사무처장은 “채용 전 신명주 전 대한사격연맹 회장과 딱 한 차례 만났다”면서 “대부분 사격연맹 관계자들은 채용 이후 파리로 떠날 때 처음 마주쳤다”며 “사무처장이 됐지만 지금은 급여도 받지 못하고 있는 처지”라며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