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르몽드> 사이트 캡처 |
▲ 풍자와 표현의 자유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홍성담 화백의 그림 <골든타임-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 경례하다> |
<르몽드>는 지난 6일 ‘한국 대선, 박근혜 후보의 무거운 유산’이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외국인들 눈에는 독재자의 딸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놀라워 보일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며 자세한 분석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박 전 대통령이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끌어내 한국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지만 동시에 야만적인 탄압도 서슴지 않았다고 공과를 분명히 짚었다.
<르몽드>는 이어 “이런 과거사 때문에 한국은 여론도 둘로 나뉘어 역대 지도자들 가운데 박 전 대통령만큼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은 없다”며 2009년 8월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3.4%는 박 전 대통령을 한국의 발전에 가장 기여한 지도자로 꼽았고, 65%는 ‘박정희 시대’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고 답했다.
이 신문은 또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의 이러한 이중적 유산이 박 후보를 괴롭히고 있지만 사실상 박 후보도 이 시대의 희생자였다”며 어머니 육영수 씨의 암살과 이후 박 후보의 영부인 구실 수행 등도 소개했다.
신문은 박 후보가 일부 여론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과거와 거리를 두지 못하는 이유를 한국이 유교사회라는 데서 찾았다. 효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는 한국인이 아버지를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르몽드>는 또 최근 풍자와 표현의 자유 논란을 부른 홍성담 화백의 ‘박근혜 출산 그림’을 싣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일 해외 지식인들은 ‘유신독재를 기억하는 아시아 지식인 연대 성명’을 발표해 박 후보의 집권을 우려했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일본 진보학계의 원로인 무사코지 킨히데 오사카 경법대학 교수를 비롯해 인권·안보 개혁 전문가 아딧 샤트리아(인도네시아), 여성인권운동가 파르쟈나 악터(방글라데시) 등이 참석했다.
한편 박 후보를 '독재자의 딸'로 표현한 외신이 <르몽드>만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박근혜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썼고, 영국의 BBC는 한국의 이번 대통령 선거를 ‘독재자의 딸과 인권변호사의 대결’로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7월 박근혜 후보의 대선 출마를 두고 ‘남한의 독재자 딸이 대선에 뛰어들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르몽드>는 지난 4월에도 “독재자 박정희의 딸, 박근혜”라고 소개를 한 바 있고 <뉴욕타임스>, 미국의 AP통신과 프랑스 통신사 AFP도 박 후보를 “독재자의 딸”로 표현해왔다.
고혁주 인턴기자 poet041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