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가스전 사업으로 추가 수익 확보 관심…일각에서는 채무불이행·좌초자산 우려도 제기
#"코랄 노스 어느 정도 안정됐단 판단"
한국가스공사가 코랄 노스 사업 물량의 효율적인 마케팅·판매를 위해 신규 법인을 설립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만간 투자사업심의위원회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최종투자결정(FID)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가스공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원래는 그곳이 정치적으로 불안해서 전반적으로 사업이 지연됐다.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됐다는 판단이 나왔고 원래 코랄 노스가 있는 4광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사업자들도 한 번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고 있어서 신규 법인이 필요해진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모잠비크 가스전 사업의 경우 각각의 광구(1~6광구)에 대한 지분을 사업주들이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4광구에 대한 지분을 10% 보유하고 있고 코랄 노스 사업의 경우에도 10% 지분을 보유하는 방향으로 줄곧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모잠비크 북부 지역의 카보 델가도 주에서 발견된 로부마 분지는 최근 몇 해 동안 발견된 세계 천연가스 매장지 가운데 최대 규모다. 아프리카 역대 가장 큰 가스전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이 지역에 매장된 천연가스 가치는 총 1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는 2024년에 발간한 ‘아프리카 에너지 전망-모잠비크 특별 보고서 2024’에서 모잠비크는 막대한 가스 매장량 덕분에 2040년까지 대륙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세계 10대 가스 생산국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2007년 모잠비크 4광구에 10% 지분 참여를 결정한 후 2017년 6월 코랄 사우스 해상부유식 액화플랜트(FLNG·바다 위에 떠있는 LNG 생산, 저장, 하역 설비) 사업 지분 10%에 대한 최종 투자를 결정했다. 모잠비크 4광구 내 가스전 중 최초로 개발된 프로젝트인 코랄 사우스 가스전은 2022년 11월 LNG 생산을 처음 시작해 상업 운전을 본격화했다. 2023년 한국가스공사는 코랄 사우스 가스전 사업을 통해 1억 2000만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모잠비크의 상업 생산이 본격화하면 2047년까지 25년간 연간 총 340만 톤(t)의 LNG가 생산될 예정이다.
한국가스공사가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코랄 노스 가스전 사업은 총 사업비 약 73억 달러를 투자해 2027년부터 2052년까지 연간 약 350만t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원만하게 계약이 마무리되면 마찬가지로 수익의 10%가량은 한국가스공사가 가져가게 될 전망이다.
임종세 한국해양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모잠비크가 역대급으로 규모가 큰 가스전 중 하나고 엑손 모빌 등 여러 외국 업체들도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라며 “가스공사 입장에서 그런 해외자원 개발에 직접 투자해서 값싸게 원료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유리한 일이다. 사업성이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반되는 PNG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스를 액화해 선박으로 운반하는 LNG의 수요도 늘고 있다. LNG 생산이 늘어 가격은 하향세를 탈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요 역시 탄력적으로 따라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남진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실장은 “러시아 PNG를 도입하고 있는 중국도 동부나 내륙 지역에는 PNG가 도달이 안 되니까 LNG 수입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채무불이행 가능성 등 투자 위험 우려도
일각에서는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모잠비크 공화국에 대한 주요 국제신용평가 기관들이 산정한 신용등급은 S&P가 ‘CCC+’, 무디스가 ‘Caa2’, 피치가 ‘CCC+’다. IMF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B-’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잠비크 가스전 개발 사업의 채무불이행 가능성 및 투자 위험도가 상당히 높다는 지적이다. 한국가스공사가 2019년 6월 투자 결정을 내렸던 1광구의 모잠비크 LNG는 모잠비크 북부의 보안 상황이 악화되면서 2021년 4월 프로젝트 개발이 무산되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가 참여를 검토 중인 4광구의 로부마 LNG도 내란과 치안 불안 등으로 사업이 기약없이 지체되고 있다.
탄소중립 압박이 점점 강해지면서 LNG 등 가스가 ‘좌초자산’이 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정부가 2023년 발표한 ‘제 15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따르면 한국의 천연가스 수요는 2023년 4509만t에서 2033년 3766만t으로 10여년 안에 16% 이상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천연가스 수요 역시 2050년까지 매년 연평균 5~6%가량 낮아질 것으로 나타난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가스팀장은 “20년 이상 이어지는 사업인 만큼 수익성 여부는 향후 사업 운영 과정에서 좀 더 냉정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최근 매출이 나기 시작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꾸준히 이득이 되는 사업이 되리라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신규 법인 설립과 관련해 “코랄 노스 사업의 참여 지분에 해당하는 생산 물량의 인수 및 판매를 위한 별도법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라며 “아직 코랄 노스와 관련한 FID는 완료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가스공사, 모잠비크 마푸토 배관사업 매각 결정 왜?
한국가스공사가 최근 모잠비크 마푸토 배관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모잠비크 마푸토 배관사업은 모잠비크의 수도인 마푸토에 도시가스 배관 82km를 건설해 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2034년까지 총 3820만 달러(556억 원) 규모의 자본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모잠비크 마푸토 배관사업은 가스전 사업 지분 획득 과정에서 맺은 업무협약(MOU) 당시 결정된 사업 중 하나로, 도시가스 배관 설치 후 운영을 통해 한국가스공사가 수익을 벌어들이는 구조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 초기 한국가스공사(70%)와 모잠비크 국영 석유가스공사인 ENH(30%)사가 주요 주주사로 참여하고, 국내 중소기업 10여 곳이 참여해 공공기관과 중소기업 간 동반 해외진출의 성공사례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가 모잠비크 마푸토 배관사업을 2022년 말 ‘전략적 자산조정사업’으로 확정한 뒤 만 2년 만에 매각이 결정됐다. 2022~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 가격 상승으로 미수금 논란이 벌어지면서 재정난에 직면했던 한국가스공사가 부채 해소를 위해 해외 사업 정리를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3분기 기준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은 13조 9000억 원에 달한 상태로 재무건전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저희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 따라 핵심전략자산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잠비크 마푸토 개발사업이 전략적 자산조정사업으로 확정되면서 현재는 매각을 진행 중인 과정에 있다”라고 밝혔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