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수수료·애프터마켓 도입 차별화…시스템 안정화, 불법 행위 감시 체제 강화 등 과제

앞서 2013년 5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ATS의 도입 근거가 마련됐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KRX의 독점을 깰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거래대금이 많지 않았던 탓에 설립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NXT에 참여한 A 증권사 관계자는 “KRX 주식 수수료는 거의 무료나 다름없는데, 주식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음에도 막대한 이익을 챙기지 않았다”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미성숙한 편이고 거래대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거래소가 더 필요하냐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증권학회장)는 “한국증권거래소, 코스닥시장 등을 합병했던 KRX에 대한 구조조정 내지는 분할이 먼저 논의가 됐다”며 “대체거래소 설립 논의가 뒤늦게 이뤄지다 보니 출범이 이제야 이뤄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이후 ‘동학개미운동’ 등에 힘입어 증시에 자금이 쏠리면서 ATS 설립 논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NXT가 우여곡절 끝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해외 ATS 사례를 비춰봤을 때 시장에 정착하기 전까지는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반, 일본식 ATS인 PTS(Proprietary Trading System)가 출범됐다. 이 당시 10개가 설립됐지만 현재는 3개 PTS만 남았다. 출범 이후 10년간 PTS 시장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4년 들어서 시장점유율이 12%로 확대됐다.
사업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거래가 불가능한 종목 및 상품이 많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 3월 16일까지 NXT에서 거래 가능 종목은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 △LG유플러스 △S-Oil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10개다.
지난 3월 6일 기준 KRX에서 거래되고 있는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수는 2753개다. NXT에서 거래 가능한 종목수는 3월 24일부터 350개, 3월 31일부터 800개로 늘어난다.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 중 30%가량만 NXT에서 거래할 수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거래는 늦으면 2025년 연말 시행된다.
KRX는 증권사로부터 거래대금의 약 0.0023%의 거래수수료를 걷는다. 그런데 넥스트레이드는 이보다 20~40% 저렴한 수수료를 제시했다. 걷어들이는 수익이 적기 때문에 적자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출범 초기 나쁘지 않은 분위기
증권사, 특히 중소형사 입장에서 ATS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비용이 큰 부담이다. NXT에서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 20분)을 비롯해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까지 모든 시장에 참여하는 증권사는 NXT에 가입금 1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가입비가 부담스럽다는 중소형사 의견에 따라 프리·애프터마켓만 우선 참여하고 9월 ‘2차 오픈’ 때 메인마켓에도 참여하는 증권사는 5000만 원씩 분할 납부한다.

NXT에 참여한 B 증권사 관계자는 “프리·애프터마켓으로 인해 거래 시간이 늘어나게 됐는데, 증권사도 이에 따라 인력 충원과 비용이 필요한 셈”이라며 “해외 ATS 사례처럼 안정화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심지어 실패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조금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밝혔다.
NXT 출범 초기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NXT에 따르면 개장 첫날인 3월 4일, 메인마켓과 프리마켓을 합친 거래대금은 202억 474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애프터마켓에서만 113억 7230만 원으로 메인마켓(88억 3244만 원)보다 거래대금이 많았다. 같은 날 KRX에서 10개 종목 거래대금은 688억 8193만 원이다. KRX를 포함해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된 비중은 22.7%다.
이와 관련,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애초에 첫해부터 흑자를 기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3년 차부터 흑자 전환을 목표로 수수료 및 운영 정책을 구상했다”며 “올해 마켓셰어(시장점유율) 목표가 2%이지만, 최근 페이스를 유지하면 목표를 초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의 A 증권사 관계자는 “NXT 출범으로 거래 시간이 연장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일부 해외 지역에서는 낮 시간에도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도 NXT를 많이 이용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출범 이후 잇따른 전산 장애로 NXT와 증권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3월 4일부터 5일간 주식 주문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주식 체결 조회가 1분 이상 지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키움증권도 4일 실시간 조회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NXT는 개장 직전 점검 과정에서 ‘서킷브레이커(CB)’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현재 대량·바스켓 매매 시장 개장이 보류됐다.
고빈도매매가 활성화되는 것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복수거래소 체제에서는 한 거래소에서 주식을 산 뒤 다른 거래소에 팔면서 시세차익을 누리는 지연 차익거래가 확대되기 때문에 고빈도 매매가 활발해진다. 시장의 유동성이 커진다는 이점이 있지만, 예상치 못한 변동성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준서 교수는 “KRX과 NXT 간의 시세 차를 비롯해 프리·애프터마켓 가격이 메인마켓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초단타 매매 내지는 고빈도 매매가 많아질 여지가 있다”며 “시세조종 등 불법 행위에 대한 감시 체제를 강화할 금융당국의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NXT에는 자체적 감시체제가 마련돼 있지 않아 KRX가 감시와 청산·결제 업무를 함께 수행한다. 이와 관련, 앞서의 NXT 관계자는 “허수성 주문이나 시세 조종 등 불법 행위 징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시장감시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적극 협력해 불공정거래를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