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획통 정치권 핵심 활약
임기 내내 ‘경제대통령’임을 자처했던 이명박 대통령답게 인수위 내 경제분과에서 활약한 이들은 여전히 정치권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경제1분과를 맡았던 강만수 위원은 인수위 직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임명돼 ‘MB 노믹스’의 기초를 다듬고 난 뒤 산업은행장으로 스카우트됐다.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인수위 내 정부혁신규제개혁 T/F팀을 맡았던 박재완 위원이다. 백용호 위원 역시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을 거쳐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맡고 있다. 인수위 경제2분과를 책임졌던 최경환 의원은 친박계임에도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다.
기획조정분과 ‘3인방’ 역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맹형규 위원은 인수위 직후 열린 18대 총선에서 공천 물갈이 바람에 밀려 낙천했지만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이후 현재 행정안정부 장관을 지내고 있다. 박형준 위원은 18대 국회 당시 낙천됐지만 청와대 사회특별보좌관으로 재직했고, 인수위 당시 ‘쿨 보수’로 유명세를 얻었던 곽승준 고려대 교수는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거쳐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을 맡으며 ‘MB 최측근’으로 성장했다.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당시 청계천복원사업의 주역이자 한반도대운하TF 팀장을 맡았던 장석효 전 서울시 부시장은 현재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됐다. 사회교육문화분과에서 활약한 이주호 위원은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임명됐고, 이봉화 위원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쌀 직불금 수령 의혹에 휩싸이면서 결국 물러났다.
일부 인수위원들은 부침을 겪으며 정치권과 멀어지기도 했다.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를 맡은 박진 전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고 정무분과를 맡았던 진수희 의원 역시 지역구에서 낙천했다. 법무행정분과 정동기 위원은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을 거쳐 2011년 감사원장으로 내정됐지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뒤 현재 법무법인 바른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인수위 ‘핵심 3인방’은 당선인 보좌역을 맡았던 정두언 의원과 임태희 전 의원, 그리고 인수위 총괄팀장을 맡았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이었다. 그 중에서도 정 의원과 박 전 차관은 인수위 기간 동안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였고,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 내내 그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당시 갈등의 장본인이었던 두 사람은 현재 모두 정치의 뒷길로 내려앉았다. 정두언 의원은 19대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지만 이내 저축은행 비리 의혹에 연루되면서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별다른 보직을 맡지 못한 채 겉돌고 있고, 박영준 전 차관은 대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낙선,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대가 금품 수수 혐의로 지난 5월 구속됐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