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조물조물
지하철을 자신의 작업실인 양 생각하고 있는 그는 지하철 안의 승객들을 모델로 삼아 작업을 한다. 같은 칸에 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의 모델이 될 수 있다. 가령 바이올린 레슨을 가는 여학생이나 헤드폰을 쓰고 있는 남자, 부둥켜안고 있는 연인이나 모피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 여자들 누구나 가능하다.
찰흙과 조각칼을 이용해서 주먹 안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초상화를 만드는 것이 그의 특기. 어려운 점이라고 하면 모델로 점찍은 승객이 다음 역에 내려버리거나 혹은 불쾌해할 경우다. 심지어 손 안에 쥐고 있는 찰흙이 혹시 수제폭탄은 아닌지 의심하고 경계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4년 전부터 이런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는 그가 지금까지 만든 작품은 400개 이상이다. 그는 “지하철에 앉아서 사람들을 보면 이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해지곤 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살고 있을 것이다. 정신질환을 앓거나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들은 얼굴에 쉽게 나타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