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각’으로 ‘괴물’을 증명하라
▲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성적에 대해 긍정적인 예상을 내놓고 있다. |
LA 다저스에 공식 입단한 류현진의 데뷔 첫해 성적을 묻는 말에 대부분의 야구전문가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손혁 MBC SPORTS+ 해설위원은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의 데뷔 첫해 성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올해 초, 다르빗슈는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비공개경쟁입찰 최고액인 5170만 달러를 받고 텍사스에 입단했다. 미국 야구전문가들은 ‘다르빗슈의 속구와 슬라이더가 빅리그에서 통하겠느냐’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다르빗슈가 아무리 대단한 투수라도 스트라이크 존이 일본과 다른 미국에서 데뷔 첫해 10승을 거두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결과가 어땠나. 다르빗슈는 29경기에 선발등판해 191 1/3이닝을 던져 16승9패 평균자책 3.90을 기록했다. 다르빗슈의 활약으로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까지 차지했다. 류현진이 좌완 투수인데다 국제대회에서 류현진이 다르빗슈 못지않게 호투했던 걸 고려하면 16승까지는 아니어도 10승, 평균자책 3점대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많은 야구전문가가 손 위원처럼 류현진과 다르빗슈를 비교한다. 두 투수는 26세에 빅리그에 무대를 처음 밟는다는 것과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초특급 투수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좌완임을 감안하면 우완인 다르빗슈보단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타이완 투수 천웨이인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천웨이인은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통산 38승 20패 평균자책 2.48을 기록했다. 천은 류현진보다 제구는 좋을지 몰라도, 속구 구위와 체력은 떨어진다. 그런 천이 올 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간 1130만 달러에 계약했을 때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 천은 데뷔 첫해임에도 12승 11패 평균자책 4.02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치렀다. 더군다나 천은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에서 뛰었다. 반면 류현진은 투수가 타석에 서는 내셔널리그에서 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류현진이 천보다 삼진 잡는 능력도 뛰어난 만큼 데뷔 첫해 10승을 예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LA 다저스와 입단계약을 맺은 류현진이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다르빗슈는 일본에 있을 때 시속 150㎞ 이상의 속구를 꾸준히 던졌다. 미국에선 속구 구속이 더 빨라졌다. 우연히 메이저리그 중계를 보니 시속 155㎞ 강속구를 7회에도 던지더라. 하지만, 류현진의 평균 속구 구속은 시속 143~144㎞ 정도다. 내가 알기로 최고 구속도 시속 153㎞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 속구 구속이 시속 147㎞임을 고려하면 다소 느리다고 볼 수 있다. 여기다 류현진은 천보다 제구력이 다소 떨어진다. 천은 선발투수로 나왔을 때 통산 평균자책이 1.54에 불과했다. 주니치 배터리 코치를 만났을 때 그 코치가 ‘천의 제구가 얼마나 좋은지 포수가 원하는 코스에 90%에 가깝게 투구했다’고 했다. 물론 류현진도 제구는 뛰어난 투수지만, 천과 비교하면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정직하게 말하면 류현진은 미국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한 ‘특화된 무언가가 빠졌다’는 생각이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어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도 류현진의 데뷔 첫해 성공 가능성을 조금 낮게 봤다.
“류현진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한국 타자들은 연방 헛방망이질을 했다. 하지만, 꺾이는 각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만큼 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만 높게 떨어져도 장타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특히나 빅리그 타자들은 팔이 길기 때문에 웬만한 바깥쪽 공을 쉽게 공략한다. 무엇보다 속구 구속과 체인지업 구속 차이가 크지 않다. 체인지업이 성공하려면 지금보다 속구 구속이 3~4㎞는 빨라져야 한다. 하지만, 단시간에 속구 구속을 높이는 건 무리다. 자칫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 다르빗슈 유(왼쪽)와 천웨이인. |
올 시즌 다저스가 소속한 내셔널리그에서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46명이다. 내셔널리그 소속팀이 16개팀이니, 한 팀에서 3명 정도 10승 투수를 배출한 셈이다. 다저스는 어떨까. 무려 5명의 10승 투수가 나왔다. 클레이튼 커쇼가 14승, 리스 카푸아노가 12승, 채드 빌링슬리과 조 블랜턴과 애런 해렁이 각각 10승씩을 기록했다.
탄탄한 불펜투수진과 리그 수준급 타선이 버틴 덕분이었다. 내년 시즌 데뷔하는 류현진도 불펜과 타선 덕을 볼 가능성이 크다. 한화에서 ‘소년 가장’이란 소릴 들으며 불펜과 타선 도움을 받지 못했던 류현진으로선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10승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제아무리 불펜이 견고하고 타선이 강해도 선발투수가 5회 이전에 무너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결국 10승은 류현진이 얼마나 준비를 잘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많은 야구전문가는 류현진에게 “미국야구에 빨리 적응할 것”을 주문한다. 허 위원은 “영어를 빨리 익히라”고 조언했다.
“감독과 투수코치, 포수가 하는 말을 바로 알아듣고, 거기에 맞게 투구하려면 선수 자신이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나 메이저리그처럼 다양한 인종이 모인 곳에서는 영어가 공용어인 만큼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해야 팀 동료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 가뜩이나 류현진은 많은 돈을 받고 가는 만큼 동료의 시샘을 받을 수도 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야구의 생명은 팀워크이기 때문에 류현진이 빨리 팀에 동화하려면 반드시 영어를 배워야 한다.”
▲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 사진출처=류현진 트위터 |
올 초,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일본인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를 만난 적이 있다. 이와쿠마는 팀 훈련을 열흘 이상 남긴 상태에서 일찌감치 미국으로 넘어와 개인훈련을 하고 있었다. 당시 이와쿠마는 “하루라도 빨리 영어를 익히고, 미국 문화를 알려는 마음에서 조기 입국했다”며 “훈련이 끝나면 하루 1~2시간씩 영어공부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와쿠마는 자비로 고용한 트레이너와 함께 하루 2~3시간씩 체력훈련에 매달리고 있다고 했다.
이와쿠마의 에이전트는 “다르빗슈도 자비로 개인 트레이너와 영어교사를 고용해 미국야구에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다르빗슈의 개인 트레이너는 연봉 1억 원이 훨씬 넘는다”고 귀띔했다.
류현진 미국 적응을 위해 1월 중순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
류현진 연봉 ‘64억’ 이색 비교
삼성구단 연봉 다 합쳐도…
“(류)현진이만 보면 부러워 죽겠어요. 내년 연봉만 따지면 현진이가 저보다 64배나 많아요.” 한화 모 선수는 류현진 이름만 나오면 신세 한탄을 늘어놓는다. 그도 그럴 게 이 선수의 올 시즌 연봉은 1억 원이 조금 넘는다. 한화에선 그나마 몸값이 높은 축에 속한다. 올 시즌 한화의 평균연봉은 1억 5742만 원이었다. 김태균(한화)과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입단한 송신영의 연봉을 더해 그 정도였다. 두 선수를 빼면 평균 연봉이 ‘확’ 떨어진다.
재계 1위 삼성을 모그룹으로 둔 삼성구단도 평균 연봉은 1억 6819만 원이었다. 선수단 전체 연봉은 43억 7300만 원. 선수 평균 연봉과 선수단 전체 연봉이 리그 톱 수준이다. 많다면 많지만,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최고 연봉 선수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 연봉자는 김태균이었다. 순수 연봉이 15억 원이었다. 이승엽(삼성)이 8억 원으로 2위, 김동주(두산)와 이택근(넥센)이 7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투수로는 김선우(두산)가 5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류현진의 내년 시즌 연봉이 64억 원임을 고려하면 삼성 전체 선수단 연봉을 앞설 뿐더러 최고 연봉자인 김태균보다 4배나 많다. 최고 투수 김선우와 비교하면 무려 15배에 가깝다. 한화 운영팀 관계자는 “류현진의 1년 연봉은 8개 구단 1~5선발까지의 40명 연봉보다 많고, 8개 구단 3, 4, 5번 타자의 전체 연봉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며 “구단이 FA 영입을 위해 최고로 많이 쓸 수 있는 돈이 60억 원임을 고려하면 류현진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밝혔다.
물론 세금만 따지자면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이득이다. 국내 선수들은 연봉에서 3.3%만 세금으로 뗀다. 하지만, 미 메이저리그 선수는 기본 세금만 40%다. 일본은 미국보다 많은 무려 50%가 세금으로 나간다. 오릭스 버팔로스와 2년간 100억 원에 계약한 이대호가 “이것저것 떼면 실제 받는 돈은 50억 원 이하”라고 하는 것도 일본의 높은 세금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은 “세금을 많이 떼도 좋으니 류현진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연봉만 받아도 소원이 없겠다”는 자세다. [동]
삼성구단 연봉 다 합쳐도…
“(류)현진이만 보면 부러워 죽겠어요. 내년 연봉만 따지면 현진이가 저보다 64배나 많아요.” 한화 모 선수는 류현진 이름만 나오면 신세 한탄을 늘어놓는다. 그도 그럴 게 이 선수의 올 시즌 연봉은 1억 원이 조금 넘는다. 한화에선 그나마 몸값이 높은 축에 속한다. 올 시즌 한화의 평균연봉은 1억 5742만 원이었다. 김태균(한화)과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입단한 송신영의 연봉을 더해 그 정도였다. 두 선수를 빼면 평균 연봉이 ‘확’ 떨어진다.
재계 1위 삼성을 모그룹으로 둔 삼성구단도 평균 연봉은 1억 6819만 원이었다. 선수단 전체 연봉은 43억 7300만 원. 선수 평균 연봉과 선수단 전체 연봉이 리그 톱 수준이다. 많다면 많지만,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최고 연봉 선수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 연봉자는 김태균이었다. 순수 연봉이 15억 원이었다. 이승엽(삼성)이 8억 원으로 2위, 김동주(두산)와 이택근(넥센)이 7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투수로는 김선우(두산)가 5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류현진의 내년 시즌 연봉이 64억 원임을 고려하면 삼성 전체 선수단 연봉을 앞설 뿐더러 최고 연봉자인 김태균보다 4배나 많다. 최고 투수 김선우와 비교하면 무려 15배에 가깝다. 한화 운영팀 관계자는 “류현진의 1년 연봉은 8개 구단 1~5선발까지의 40명 연봉보다 많고, 8개 구단 3, 4, 5번 타자의 전체 연봉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며 “구단이 FA 영입을 위해 최고로 많이 쓸 수 있는 돈이 60억 원임을 고려하면 류현진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밝혔다.
물론 세금만 따지자면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이득이다. 국내 선수들은 연봉에서 3.3%만 세금으로 뗀다. 하지만, 미 메이저리그 선수는 기본 세금만 40%다. 일본은 미국보다 많은 무려 50%가 세금으로 나간다. 오릭스 버팔로스와 2년간 100억 원에 계약한 이대호가 “이것저것 떼면 실제 받는 돈은 50억 원 이하”라고 하는 것도 일본의 높은 세금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은 “세금을 많이 떼도 좋으니 류현진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연봉만 받아도 소원이 없겠다”는 자세다. [동]
“상상도 못한 거액이다. 일본 야구계에서도 매일 류현진 이야기를 한다. 그는 올해 최고로 주목받는 화제의 인물이다.”
일본야구 칼럼니스트 하세가와 쇼이치는 류현진의 LA 다저스 계약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몸값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 많았기 때문이다.
LA 다저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왼손 투수 류현진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 6년, 연봉 총액은 3600만 달러이며 5년 뒤엔 FA 자격을 요구할 수 있는 옵트 조항과 해마다 투구 이닝에 따른 100만 달러의 인센티브 옵션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의 비공개 경쟁입찰액이던 2573만 7737달러 33센트는 아시아 선수론 4번째로 많은 금액이었다. 2012년 다르빗슈 유(텍사스)의 5170만 달러와 2007년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의 5111만 1111달러 11센트, 2007년 이가와 게이(뉴욕 양키스)의 2600만 달러 다음이었다.
하지만, 연봉 규모까지 따지면 류현진은 당당히 3위다. 다르빗슈는 몸값으로 6년간 6000만 달러를 받았다. 마쓰자카는 6년간 5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가와는 5년에 2000만 달러였다. 류현진은 연봉과 인센티브 옵션을 합치면 최대 4200만 달러가 된다. 양키스 입단 당시 ‘일본을 대표하는 특급 좌완선발’로 평가받았던 이가와의 몸값보다 2배나 많은 셈이다.
류현진의 다저스 계약에 앞서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후지카와 규지와 비교하면 류현진의 몸값은 더 대단하다. 한신 타이거스의 붙박이 마무리로 뛰었던 후지카와는 미 메이저리그에서 “당장 시카고 마무리를 맡아도 무리가 없는 선수”로 꼽힌다. 후지카와를 영입하려고 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수년 전부터 뛰었다. 하지만, 시카고가 후지카와에게 지불한 몸값은 2년에 950만 달러였다. 류현진보다 한참 떨어지는 금액이다.
올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었던 이와쿠마 히사시는 류현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적은 몸값을 받았다. 그의 계약조건은 단 1년에 150만 달러였다.
하세가와는 “류현진의 대형계약은 미 메이저리그가 한국야구를 보는 관점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며 “한국 프로야구를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일본야구계도 류현진의 다저스행을 보면서 태도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