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16km 자율주행 상태에서 사고 3명 죽어…도어 결함 등 갑론을박, 하루 만에 시총 10조 원 증발

사고가 난 지 사흘 후에야 언론에서 이를 보도하기 시작했고, 샤오미 측도 4월 1일 사고를 인정했다. 샤오미 창립자 레이쥔은 4월 1일 웨이보를 통해 “3월 29일 밤 사고로 인해 제 마음이 매우 무겁다”라며 “세 명의 젊은 소녀가 불행히도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우리 모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이다. 샤오미를 대표하여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녀들의 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샤오미와 경찰 조사 등에 따르면 사고 발생 전 차량은 운전 보조 장치, 즉 자율주행 상태에서 시속 116km로 주행하고 있었다. 전방에 장애물을 감지한 차량은 속도를 줄였고, 운전자는 즉각 핸들을 잡아 차량의 방향을 조작했지만 가드레일과 충돌했다. 충돌 전 마지막 시속은 97km였다.
‘전방에 장애가 있으니 주의하세요’라는 알림이 뜬 후 차량이 가드레일에 충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3초 정도로 전해졌다. 퉁지대학교 자동차학원 교수이자 자동차 안전기술연구소 소장인 주서산은 “운전자가 위험을 알아차리고 반응하기엔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었다”라고 했다.
주서산은 “이번 자동차 사고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의문은 현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공통된 난제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운전자들 역시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자율주행은 어디까지나 보조 운전 시스템이다. 위험에 대한 경고가 효과가 없을 경우 자율주행 기능을 저절로 멈추게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유족들은 샤오미 등의 발표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사고 발생 후 문이 잠겨 열리지 않았다는 의혹, 차량이 가드레일과 부딪힌 후 화재 발생 원인 등이 석연치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사고 발생 후 공개가 늦어진 부분, 샤오미가 유족들과 접촉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고도 주장했다.
이에 레이쥔은 “무슨 일이 있어도 샤오미는 회피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경찰 조사에 지속적으로 협조하고, 사건 처리의 진전을 추적하며 가족과 사회가 관심을 갖는 문제에 최대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샤오미 측은 “사고가 난 후 차량을 경찰이 수거해 갔다. 아직 우리는 차량에 대한 정밀한 조사를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첫 번째 쟁점은 사고 발생 후 문이 잠겨 피해자가 밖으로 나올 수 없었느냐다. 이에 대해 샤오미 측은 “사고 당시 문이 열릴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정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만 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에 따르면 차량이 측면 충돌하여 에어백이 전개될 경우, 잠금 해제 명령이 자동으로 도어 장치로 전달된다고 한다.
전기차 사고 발생 시 잠금 해제 실패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에어백이 전개하지 않아 잠금 해제 명령을 전달하지 않았을 때다. 두 번째는 회로 중단이다. 차량에 큰 충격이 발생해 배터리 회로가 끊어지면 차량 문 잠금 장치가 전원을 잃어 해제 동작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주서산은 “차량 문 잠금 해제는 강제적인 요구가 아니다. 충돌 사고 후 문이 잠금 해제되지 않더라도 자동차 회사에 제품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유족 측과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오류로 문이 열리지 않았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익명의 전기차 업체 연구원은 사고 발생 후 글을 남겨 많은 호응을 받았다. 그에 따르면 도어의 변형으로 문이 열리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충돌에 더 취약하다고 한다.
충돌 발생 후 차량의 도어 잠금 장치가 해제돼야 탈출이 가능한데, 전기차는 충돌 후 배터리가 제 기능을 잃거나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이로 인해 잠금 장치가 작동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화재로 인해 보다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때도 많다. 내연기관 차량은 화재 위험이 낮고 불이 나더라도 확산 속도가 느리지만, 전기차는 배터리가 폭발하면 진화 작업이 매우 어렵다.
이 연구원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차량 문이 안정적으로 잠금 해제될 수 있는지는 탑승자의 생명 안전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당국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지도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핵심 쟁점은 배터리 폭발 과정이다. SNS 등에선 배터리가 자연 발화하면서 희생이 컸다는 얘기가 나온다. 샤오미 측은 “차량 외관 등을 보면 자연 발화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강한 충격 후 시스템 손상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된다”는 입장이다. 주서산은 “리튬 배터리의 숙명과도 같은 문제”라면서 “배터리의 음극과 양극을 분리하는 막은 충격에 취약하다. 이것이 파열돼 순간적으로 불이 붙을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샤오미 측은 배터리 안전에 대한 부분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3겹의 상부 지지대와 측면 충돌 보호대, 8겹의 하부 보호 구조, 총 14겹의 하드코어 물리적 보호를 갖추고 있어 최고 1000°C의 고온에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여전히 충돌에 대처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이번 사고로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샤오미가 위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다. 3월 18일 샤오미가 발표한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도 매출은 3660억 위안(73조 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35% 오른 수치다. 창업주인 레이쥔은 “신에너지 자동차 시대이자, 국산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시대”를 선포하기도 했다.
샤오미 주가 역시 올해 들어 연일 상승 추세였지만 4월 1일 하루에만 5.49% 떨어졌다. 이날 하루 시가총액 500억 위안(9조 9000억 원)가량이 증발했다. 정보통신경제전문가위원회의 판허린은 “스마트 드라이빙은 더욱 규범화되어야 하고, 전기차도 기술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이러한 문제들은 업계가 직면해야 할 도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mas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