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영-구도원 달달 로맨스 케미스트리에 시청자들도 푹…“이렇게 인기 있을 줄 미처 몰라”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슬의생)의 스핀오프로 이미 완벽한 세계관이 형성된 작품과 연계된 또 다른 작품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웅장해진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다는 고윤정은 ‘언슬전’에서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로 돌아와 레지던트 1년 차를 보내게 된 오이영을 연기했다.
“이영이는 처음엔 직장에도, 친구들에게도 그리고 사회생활 자체에도 큰 의욕이 없고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요. 그러다 명확한 계기들이 하나씩 생기면서 병원에도 마음을 열고, 좋아하는 사람도 생기게 되죠. 사실 대본을 처음 봤을 땐 ‘이렇게 빨리 사랑에 빠진다고? 2화 만에? 2화면 방송 첫 주인데 이렇게 빨리 로맨스를 시작한다고?’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런데 레지던트 1년 차엔 요구르트에 빨대만 꽂아줘도 사랑에 빠진다는 불안정하고 힘든 시기란 말이 있더라고요(웃음). 그 정도의 방어도 해주고, 지켜주고, 응원해주고 도와준 사람이라면 충분히 사랑에 빠질 수 있겠다고 납득했죠.”
극 중 이영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개인 빚으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처하면서 이전에 전공의를 하다가 그만둔 율제병원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레지던트 재수생’이다. 매사 시니컬하고 심드렁해 하며 ‘참고 버텨서 월급만 받자’는 마음가짐이었던 그는 사돈총각이자 율제병원 산부인과 4년 차 전공의 구도원(정준원 분)에게 다소 빠르게 빠져들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배우 본인마저도 ‘이렇게 빨리 사랑에 빠져도 되느냐’며 당황했다는 둘의 관계 진전에 대해 고윤정은 “대본만 읽었을 땐 그랬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다 이해됐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언슬전’은 사회초년생들의 성장 이야기와 그들이 맺어가는 다양한 관계의 발전에 조명을 비추고 있지만, 시청자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역시 이영과 도원의 로맨스였다. 호불호가 엇갈리긴 했어도 이들의 관계가 조금씩 진전될 때마다 시청률도 함께 움직인 것이 사실이다. 이런 반응이, 작품에 처음 합류하게 됐던 때만큼이나 ‘얼떨떨하게’ 느껴졌다는 고윤정은 지금에 와서야 조금씩 즐기게 됐다고 또 한 번 웃어보였다.
“사실 찍을 때도, 찍고 나서도 그렇고 방송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구도원과 오이영이 이렇게 각광받을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 지금은 제 주변에서도 ‘정준원 배우 너무 멋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체감이 되는 것 같아요. 저희 멤버들끼리 모인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오빠, 슈퍼스타가 된 기분이 어때?’라고 그러면 (정)준원 오빠는 ‘너네 덕분이지 뭐’ 이런 대답을 해요(웃음). 인스타그램을 할 때도 보면 정준원 남친 짤이 뜨고 그러더라고요. 아! 안 보고 싶은데(웃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도원과 이영이 설렌다고 말씀해주시는 걸 보며 정말 멜로라인을 재미있어 해주시는구나 싶어서 기뻤어요.”
그의 말처럼 이 둘의 간질간질한 로맨스가 펼쳐질 때 특히 구도원의 ‘현실 남친미(美’)가 부각되며 더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일상에서 그다지 설렐 일이 없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봄바람을 선사한 이영과 도원의 케미스트리를, 두 배우는 과연 어떻게 쌓아올려 갔을까.

로맨스가 큰 주목을 받긴 했어도 ‘언슬전’은 신원호 감독의 작품이 대부분 그렇듯, 대중들에게 마지막까지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촬영하는 내내 배우들 역시 작품을 통해 위로 받는 순간들을 저마다 한 번씩 거쳐 가면서 결말을 향해 달려 왔다. 아마 지금을 사는 누군가에게 가장 필요한 말일 수도 있을, ‘처음은 다 그래’라는 말이 고윤정에게 있어서도 촬영부터 방송까지 모두 끝난 지금도 가슴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저희 작품에서 주는 메시지에는 ‘괜찮아, 원래 다 못해. 처음부터 잘할 순 없어. 배우면 돼’라며 사회초년생들을 이해해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극 중 교수님들도 정말 프로페셔널하고 시크해 보이고, 저희에게 있어선 너무 완벽한 분들이지만 그들도 서로는 시기하고 질투하고 의지하는 동기라는 걸 보여주죠. 나와 같은 사람들이니까 시작은 다 서툴렀을 것이고, 어떻게 사람이 처음부터 다 잘할 수 있겠냐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아요. 저는 사회 초년생일 때 못하는 게 나중에 못하는 것보다 낫다 생각하거든요. 못하고 모르는 건 당연한 것이고, 열심히 배우고 수용하며 질문하면서 그렇게 성장해가면 되지 않을까요?”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