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공약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차별금지법 제정’ 제시…“다른 후보들 기후위기 무관심은 무책임”
지난해 5월 정의당 제8대 당대표로 선출, 최근 당명을 민주노동당으로 바꾸고 대선에 출마한 권영국 후보는 주로 노동·복지·기후위기 분야 정책 공약에 힘주며 막판 표심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8일 ‘일요신문i’ 인터뷰(전화)에서 권 후보는 주요 대선 후보들이 다소 뜬구름 잡는 식의 ‘경제 성장’ 구호에 집중하며 경제적 양극화나 사회 불평등 문제 해결에는 소홀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 대응은 생활 물가 등 민생 경제와 직결된 중요 문제라며 이 분야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상대적 무관심을 꼬집었다.

—이번 대선 공약 가운데 국민들에게 꼭 알리고 싶은 공약을 두 개만 꼽는다면.
“먼저 근로기준법 전면 확대 적용이다.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모두 노동자로 인정하고 현행 근로기준법에 이들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다. 나이, 학력, 고용형태, 성별, 장애 여부, 인종 등에 상관없이 모든 영역에서 모두 평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지난 18일 1차 TV토론(경제 분야)에서 일자리 확대나 각종 산업계(기업) 규제 혁파 관련 공약을 강조한 다른 후보들과 달리 권 후보는 시민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문제 해결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 의미를 다시 짚는다면.
“그동안 다른 후보들은 친기업, 성장 위주 공약을 내걸며 ‘뜬구름 잡기식’ 이야기를 해왔다. 그런 공약들이 과연 시민들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겠나. 시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지, (필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 못하면 국가 경제 규모가 커져도 시민의 삶은 계속 양극화와 불평등으로 고통스러울 뿐이다. 이제는 양극화나 불평등 문제 해소에 초점을 두고 우리의 삶 자체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이다.”
—지난 23일 2차 TV토론(사회 분야) 당시 권 후보가 손바닥에 적은 ‘백성 민(民)’ 자가 주목을 받았다. 어떤 메시지인가.
“지난 18일 첫 TV토론 때 ‘저는 오늘 이 자리에 혼자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동자와 농민,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아왔다는 뜻이었다. 이분들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흔히 ‘민중’이라고 표현한다. 그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이 대통령이다. 이 점을 분명하게 알리고 싶어 ‘민’ 자를 그려왔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뒤 재생에너지 산업 비중이 많이 축소됐다. 이 상태대로라면 탈탄소·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렵다. 당장 모든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할 수는 없으니 1차적으로 원전을 더 이상 짓지 말고, 수명이 다 한 곳은 폐쇄해야 한다. 즉 설계된 수명만큼 쓰고 폐쇄하면서 정리해나가자는 것이다. 원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 핵연료) 처리다. 전 세계에서 핀란드를 제외한 어느 나라에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이 없다. 우리나라도 지형적 특성 등으로 처리장을 만들기 어려워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대선 후보들을 향해 ‘기후 없는 공약’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다른 후보들이 기후 감수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 기후위기 대응 관련 공약이 밀렸다고 생각한다. 기후위기를 민생과 분리해 보는 것 같은데 이는 안일한 생각이다. 기후변화로 예정보다 더 많은 비가 쏟아져 홍수가 나면 그해 농사는 어떻게 되겠나. 또 기온이 점점 올라 기존 사과 재배 지역에서 사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사과 값은 폭등할 것이다. 기후위기와 민생을 분리해 생각하면 안 된다. 기후위기에 관심이 없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유권자에게 던지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뭔가.
“민(民)의 삶, 우리의 차별·불평등 없는 삶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다. 계엄·탄핵 정국 광장에서 시민들의 응원봉이 다채로웠던 것처럼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장애인이든 이주 노동자든 다양한 사람들이 차별 없이 삶과 권리를 누려야 한다. 이번 대선에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경제 강국’ 등 시민들의 삶과 거리가 있는 공약들만 채워졌다. 그러면서 (다른 후보들은) 상대를 악마화하는 등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 뛰어든 진보 정당의 존재 의미를 정리한다면.
“진보 정당의 존재 이유는 여러 목소리들이 같이 존재할 수 있는 다원적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정치가 광장과 닮은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이 조화롭게 서로 공경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진보 정당으로서 많은 시민들이 자신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도록 다원적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