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담보 대출 불어난 데다 수백억 원대 손배 소송까지…부채 부담 줄이려 그룹 자산 활용 거래 가능성
이 명예회장은 개인회사에 1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고, 현재 수백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 중이다. 주식 담보 대출로 생긴 부채가 총 900억 원대로 늘었는데 보유 중인 (주)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은 95% 이상이 담보로 잡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2018년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개인회사를 그룹에 매각하거나 자신이 보유한 토지를 코오롱그룹 계열사 건물 부지로 제공하고 토지사용료를 받는 방식 등으로 그룹과 거래를 이어왔다. 이런 전례에 비춰 앞으로 이 명예회장이 자신의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그룹 자산을 활용한 거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명예회장은 2010년 12월 캐나다 오염물처리 전문기업인 프로셉과 공동으로 출자해 합작법인 ‘프로셉코오롱(현 피오르드프로세싱코리아)’을 설립하기 위해 자신이 설립한 더블유파트너스를 통해 자본금 11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코오롱그룹은 2018년 이 회사의 지분을 가치가 없는 자산으로 판단해 손실 처리한 뒤 노르웨이 국적 법인인 한 주주(NOV Process & Flow Technologies AS)에게 총 1달러에 넘겼다.
프로셉코오롱에 투자해 거둬들인 실적이 전무했던 더블유파트너스는 이후에도 이렇다 할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하다 결국 청산의 길을 걷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블유파트너스는 2010~2023년 단 한 해도 매출 실적을 내지 못했다. 이 기간 누적 당기순손실은 약 17억 원을 기록했다. 12억 원 수준이었던 총자산도 2023년 5500만 원까지 줄었다.
이웅열 명예회장의 개인회사 청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의류기업 ‘메모리오브러브’를 설립했다가 의미 있는 매출을 내지 못하더니 2023년 7월 청산했다. 2019년 설립한 생활용품 업체 ‘인유즈(전 아르텍스튜디오)’는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다 2024년 4월 청산했다.
이 명예회장은 그동안 개인회사들에 100억 원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또 다른 개인회사였던 낚시 커뮤니티 플랫폼 기업 ‘어바웃피싱’에는 자본금과 유상증자, 차입금 등으로 50억 원가량 투자했다. 인유즈에는 17억 4000만 원, 메모리오브러브에는 약 8억 5000만 원을 투입했다. 도시락·조리식품 제조업체로 출발한 ‘비아스텔레코리아’는 자본금으로만 3500만 원이 책정됐는데 지난해 자산이 약 12억 원으로 늘어 추가 자본 투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산한 더블유파트너스에도 약 17억 원을 투입했는데 남은 자산이 없어 회수하지 못했다.
상당한 투자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명예회장은 ‘소송’ 악재에도 봉착해 비용 지출 부담이 커졌다. 이른바 ‘인보사 사태’로 진행 중인 민·형사 소송 모두 변호사 비용 등으로 적지 않은 돈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명예회장은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품목허가를 받기 위해 성분 조작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9년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형사재판은 지난해 11월 29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으며 항소심이 예정돼 있다. 민사소송은 개인 투자자가 신청한 두 차례 소송에서 이 명예회장이 패소했는데 집단 소송이 더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웅열 명예회장의 공개된 자금줄은 배당금이 유일해 보이지만 이는 1년 대출 이자도 충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해 (주)코오롱 약 35억 원, 코오롱인더스트리 약 4억 원, 코오롱글로벌 2971만 원,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약 526만 원 등 약 4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는데 세후 기준 약 18억 원 수준이다.
(주)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으로는 이제 더는 대출을 받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이 명예회장은 (주)코오롱 주식 627만 9798주를 보유 중인데 담보로 잡힌 주식은 623만 2753주로 담보 주식 비율이 99.25%에 달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 역시 그가 보유한 주식 32만 6177주 중 31만 1920주가 담보로 잡혀 있어 추가 담보 여력이 거의 없다.
이 명예회장이 대출 담보로 잡을 수 있는 그룹 계열사(상장사) 지분은 지난 18일 종가 기준 코오롱글로벌 7만 2486주(약 7억 원), 코오롱모빌리티 7만 5252주(약 2억 원), 코오롱생명과학 215만 3127주(약 753억 원) 정도로 보이는데 이미 대출 이자 부담이 커 추가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재 이 명예회장에게 남은 개인회사는 5곳인데 전례에 비춰 그룹에 매각할 여지는 남아 있다. 그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내 개인회사는 비아스텔레코리아가 유일하며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비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비움’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개인회사로 싱가포르에서 경영 자문 업체 ‘4TBF PTE. LTD’와 투자회사 ‘Attometal Tech Pte. Ltd’, 미국에서 이른바 ‘이웅열 골프공’으로 알려진 아토맥스 판매업체 ‘Attomax Inc’를 운영 중이다.
코오롱그룹은 2023년 이 명예회장이 서울 성북구에 보유한 토지에 계열사 건물을 짓고 지상권 설정 계약을 맺어 이 명예회장에게 연 1400만 원의 지료를 내고 있다. 비즈한국에 따르면 (주)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모빌리티 등이 해당 건물의 지상권 지분을 보유 중이다. 계약된 지상권 설정 기간은 총 50년(2023년 3월 13일~2073년 3월 13일)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과 관련한 질의에 “개인 자격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그에 대한 내용이나 사유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