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 시집 나란히…2쇄·3쇄 돌파
[일요신문] 경북 경산 시집 전문책방 '산아래 詩'가 두 시인의 시집을 매개로 다시 한 번 시인과 독자가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마련한다.
오는 28일 오후 5시, 경산 백자로 137page 책방에서 '산아래서 詩 누리기' 두 번째 북토크가 열린다.
이번 북토크는 손준호 시인의 '빨간 티코 타잔 팬티' 2쇄 출간과 박상봉 시인의'물속에 두고 온 귀' 3쇄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다. 두 시인의 시집을 중심으로 독자들과의 생생한 교감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될 듯하다.
두 시인의 삶과 문장, 시집의 배경과 창작의 열기를 가까이서 듣고 나눌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 것.

박상봉 시인의'물속에 두고 온 귀'는 시집 전문서점 '산아래 詩'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아온 시집으로, 대구시인협회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번 3쇄는 시인의 섬세한 청각적 언어 감각이 더욱 폭넓은 독자층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음을 입증하는 기록이 이다.
손준호 시인은 2021년 시전문지 '시산맥'으로 등단한 뒤, '어쩌자고 나는 자꾸자꾸', '당신의 눈물도 강수량이 되겠습니까' 등을 펴낸 바 있다.'빨간 티코 타잔 팬티'는 세 번째 시집으로, '삶의 발톱이 더러 빠져 있었다', '그래요, 우리 좀 쉬었다 가기로 해요', '나는 오늘 아무도 욕하지 않았다' 같은 주옥같은 작품들이 실려 있다.
시집은 유쾌한 제목과 달리 삶의 밑바닥에서 길어 올린 언어의 진정성을 담고 있다. 그는 대구문화재단 문학작품집 발간 지원을 비롯해 기후환경문학상, 가야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꾸준히 시의 경계를 확장해온 작가다.
박상봉 시인은 1981년 '국시' 동인 활동을 시작으로 박기영, 안도현, 장정일 시인과 함께 문단 활동을 해왔다. 이번에 3쇄를 찍은'물속에 두고 온 귀'는 '카페 물땡땡', '불탄 나무의 속삭임'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다. 보다 고요하고 투명한 시세계의 완숙미를 보여준다.
시집의 중심 이미지는 '귀'다. 귀는 세상의 울림을 포착하고, 그것을 인간 내면으로 증폭시키는 감각기관이다. 박상봉의 시는 이 울림이 존재의 떨림으로 이어지는 감각의 기록이며, 삶의 소리와 고요함 사이를 오가는 청각적 시의 철학이다.
이날 북토크는 김용락, 심강우 시인이 대담을 맡고, 박소연, 이난희, 오문희 등 지역 시인 시낭송가들의 낭송도 곁들여진다. 지역문학의 현장을 응원하며 마련된 '저자사인회'도 함께 진행된다.
'산아래 詩'는 시집이 팔리고, 시인이 환대받는 서점이다. 이번 경산 책방의 '산아래서 詩 누리기'는 단순한 북토크를 넘어, 시가 독자에게 다가가는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시의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아래 詩'는 시집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책이 팔린다'는 단순한 판매를 넘어, 시가 읽히고 나눠지는 현장이 바로 이곳이다.
박상봉 시인이 진행하는 '산아래서 詩 누리기' 시리즈는 시집을 펴낸 시인을 초청해 작가의 작품세계를 듣고 독자와 소통하는 지역 문학 플랫폼으로 대구뿐 아니라 전남 화순, 경기도 수원 등 전국의 '산아래 詩' 자매점으로 확산되면서 시집전문서점의 북토크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년 전 6월 앞산 아래 카페거리에 문을 연 '산아래 詩'는 시집만 판매하는 독립서점으로 판로가 부족한 지역 시인들을 널리 알리고자 독자와 만나는 소통의 장을 열어 왔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산아래 詩' 1호 자매점 대구 북구 '개정 칠곡책방'은 지난 4월부터 지역 문학 플랫폼인 '산아래서 詩 누리기' 선두 주자로 나서 벌써 세 번째 행사를 마치고 네 번째 행사를 이어간다.
한편 시집전문 독립책방 대구 앞산 '산아래 詩'는 전국 열두 곳의 자매점을 개설하고 순회 북토크를 이어가고 있다. '백자로 137page책방'에서 열리는 이번 북토크 역시 그 일환으로 지역과 전국을 잇는 문학 네트워크 속에서 시집전문 독립책방의 문화적 가치를 확장하는 시도로 읽힌다.
김민석 책방 대표는 "단순히 책을 진열하고 파는 공간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열린 문화마당이 되고자 노력해 왔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작가와 독자가 직접 소통하며 문학과 예술의 숨결을 공유하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하고, 지역의 문화적 숨결을 담아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성장해 가겠다"고 밝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