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쌌던 대선 공신들 여의도 귀환할까
▲ 새누리당 김무성 전 총괄선대본부장. 그는 부산 영도구와 경북 포항 지역구 등서 출마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오는 4월 24일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는 지역·선거구 의원이 자진 사퇴했거나 오는 3월 31일까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당선자의 징역형 또는 벌금 100만 원 이상,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의 징역형 또는 벌금 3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실시된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아 국회의원 배지를 반납한 의원은 모두 15명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월 4일까지 재보궐이 확정된 곳은 경산시 제2선거구(도의원 선거) 한 곳뿐이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대상 지역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은 1심 재판의 경우 기소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이내로 끝마쳐야 한다. 당선무효형을 받은 의원들이 대부분 1·2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과 상고심을 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4월 재보궐 규모를 예상한다는 게 시기상조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적어도 4~5곳 지역구에서 재보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월 4일 현재 19대 총선 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 등으로 적발된 선거사범 중 당선자는 총 20명. 이 중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지역구 의원은 16명이다. 새누리당은 이재영(평택을), 박상은(인천 중구·동구·옹진), 김근태(충남 부여·청양), 김동완(충남 당진),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 성완종(충남 서산·태안), 심학봉(경북 구미갑), 윤영석(경남 양산), 이재균(부산 영도), 안덕수(인천 서구·강화을), 조현용(경남 함안·의령·합천) 의원, 민주통합당은 신장용(수원을), 배기운(전남 화순), 이상직(전북 완산을) 의원, 통합진보당은 김미희 의원(성남 중원), 무소속 김형태 의원(경북 포항남구·울릉)이다. 공직선거법 외 정치자금법과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인 의원들도 상당수 있는데 새누리당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윤진식(충북 충주) 의원과 민주통합당 박지원(전남 목포) 전 원내대표, 이석현 의원(전남 목포), 통합진보당 오병윤 의원 등이다.
이들 가운데 선거법 위반으로 가장 먼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의원은 새누리당 이재균 의원(부산 영도구)이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지역 유권자들과 기자 6명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10월형을 선고받은 이 의원은 판결에 불복하고 법무법인 태평양의 대표변호사를 선임해 대법원 상고심을 진행 중이다. 이 의원의 당선무효 여부는 빠르면 1월 안에 결정된다.
부산 영도구는 지난 총선 때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만큼 재보궐이 성사되면 가장 치열한 경쟁 지역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김무성 전 총괄선대본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노기태 전 부산항만공사 사장, 조현오 전 경찰청장 등 벌써부터 하마평이 나돌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비오 영도구 지역위원장,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강력한 후보군이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이에 대해 “영도구는 부산 중에서도 야권 성향이 강한 곳이기는 하나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려면 기존의 인물로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정동영 상임고문 출마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지만 이 당직자는 “정 상임고문은 한진중공업 해결에 앞장섰다는 평가는 받지만 기본적으로 부산 출신이 아니기에 어렵다고 본다. 재보궐 성사 시 부산 출신 새누리당 후보를 꺾으려면 보다 막강한 인물을 공천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부산 영도구는 통합진보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민병렬 대변인과의 야권연대 문제도 민감한 변수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와 충청남도가 각각 3개의 지역구에서 재보궐 가능성이 남아있다. 특히 충청남도는 옛 선진통일당 출신 전직 국회의원들이 새누리당 명패로 바꿔달고 지역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법원 확정판결만을 남기고 있는 새누리당 김근태 의원(충남 부여·청양)은 당선무효가 확정되면 이 지역 18대 의원이었던 이진삼 전 의원이 천거될 가능성이 많다. 이 전 의원 측은 “(출마 여부에 관해)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 이 전 의원이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라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완 의원 지역구인 충남 당진에는 김낙성 전 자유선진당 원내대표가, 성완종 의원 지역구인 충남 서산·태안은 새누리당 대선캠프 고문직을 맡았던 변웅전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재보궐을 통해 재기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경북 포항 지역구도 관심사다. 지난해 11월 당선무효형을 받은 무소속 김형태 의원 지역구(포항남구·울릉군)에 김무성 전 본부장이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투표일 다음 날 캠프에서 홀연히 사라진 김 전 본부장은 이틀 뒤인 22일 울릉도를 방문하기 위해 포항에 도착했다가 기상 악화로 발길을 돌렸고 평소 친분이 있던 포항 지역 인사의 집에서 하루 머문 것으로 알려진다.
새누리당 소속 한 보좌관은 이에 대해 “포항 출마는 김무성 전 본부장도 좀 고민이 있을 것으로 안다. 해당 지역구는 친이계가 득세했던 지역일 뿐 아니라 친박계 인사 중에서도 캠프 대외협력특보와 지역통합위원장으로 활약한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라고 전했다. 김 전 본부장이 포항 출마를 한다면 전략공천보다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앞서의 보좌관은 “차기 정부 시작부터 친이와 친박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이라 당에서도 조심스러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3년도 재보궐 선거를 통해 호남지역에서 새누리당 출신 지역구 의원이 탄생할지도 관심사다. 통합진보당 오병윤 의원(광주 서구을)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민주통합당 이상직 의원(전북 완산을)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광주 서구을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출마해 39.70%의 득표율을 기록한 곳이다. 전북 완산을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출신 정운천 새누리당 전라북도당 위원장이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기록하던 지역으로 현재도 꾸준히 표를 다지고 있다. 아직 1심 판결이 나지 않았기에 당장 4월 재보궐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지만 이번 정권에서 새누리당 출신 호남 지역 의원의 탄생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현재 154석을 확보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당선무효 위기에 처한 의원들이 많아 과반(151석)이 무너질 가능성과 자칫 재보궐을 통해 불명예를 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누리당 한 초선 의원은 “차기 정부가 들어서고 집권 초반 여당 프리미엄을 생각하면 당장 과반이 무너질 것 같지는 않지만 현역 의원들이 하나둘 당선무효가 되기 시작하면 전체 여론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김무성 VS 안철수’
빅매치 성사여부 관심
정치권에서 이번 4월 재보궐 선거의 가장 큰 관심사로 김무성 전 총괄선대본부장, 그리고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출마 여부를 꼽는다. 김 전 본부장은 고향인 부산 영도구와 경북 포항남·울릉군, 경기도 전 지역구가 출마 가능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포항은 선친인 김용주 전남방직 회장이 기업을 운영하며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등 인연이 깊고 김 전 본부장이 어린 시절 잠시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민주당 한 보좌관은 “김 전 본부장이 재보궐에 등판한다면 포항은 말할 것도 없고 부산 역시 인력풀에서 민주당이 상대할 수 없게 된다. 그나마 야권에서 대적할 수 있는 상대라면 안철수 전 후보 정도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조기 귀국도 거론된다. 만일 김 전 본부장이 고향인 부산 지역으로 출마한다면 안철수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선숙·김성식 전 의원이 같이 출마해 박근혜 당선인 대 안철수 전 후보 대리전 양상을 띨 수도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조현용 의원 지역구인 경남 함안·의령·합천 재보궐 가능성도 관심사다. 조 의원은 유세현장에서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로 기소돼 1심 공판이 진행 중에 있다. 이 지역구가 화제가 되는 까닭은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전략공천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 새누리당 소속 한 보좌관은 “안대희 전 대법관이 함안 출신이라 재보궐이 치러진다면 정치 입문에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안 전 대법관은 벌써부터 차기 감사원장과 국무총리 등에 이름이 오르고 있지 않나. 하지만 본인으로서는 지역구 의원으로 시작하는 것만큼 유혹적인 일도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지역은 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당장 4월 재보궐이 치러질 가능성은 낮지만 10월 재보궐은 가능하다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빅매치 성사여부 관심
▲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안철수 전 후보의 조기 귀국도 거론되고 있다. |
민주당 한 보좌관은 “김 전 본부장이 재보궐에 등판한다면 포항은 말할 것도 없고 부산 역시 인력풀에서 민주당이 상대할 수 없게 된다. 그나마 야권에서 대적할 수 있는 상대라면 안철수 전 후보 정도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조기 귀국도 거론된다. 만일 김 전 본부장이 고향인 부산 지역으로 출마한다면 안철수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선숙·김성식 전 의원이 같이 출마해 박근혜 당선인 대 안철수 전 후보 대리전 양상을 띨 수도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조현용 의원 지역구인 경남 함안·의령·합천 재보궐 가능성도 관심사다. 조 의원은 유세현장에서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로 기소돼 1심 공판이 진행 중에 있다. 이 지역구가 화제가 되는 까닭은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전략공천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 새누리당 소속 한 보좌관은 “안대희 전 대법관이 함안 출신이라 재보궐이 치러진다면 정치 입문에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안 전 대법관은 벌써부터 차기 감사원장과 국무총리 등에 이름이 오르고 있지 않나. 하지만 본인으로서는 지역구 의원으로 시작하는 것만큼 유혹적인 일도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지역은 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당장 4월 재보궐이 치러질 가능성은 낮지만 10월 재보궐은 가능하다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