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투톱 내홍 등 우여곡절 끝에 본회의 통과…실적 저조 땐 국정운영 리스크 커질 수도

9월 11일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통해 국민의힘 요구사항 일부만 수용한 특검법 재수정안을 내놨다. 수정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더 센 특검법’에 따라 3대 특검은 수사기간 연장과 수사 인력 보강을 할 수 있게 됐다. 헌정사상 최대 규모 특검이 몸집을 더 불린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여권 내부에선 특검 수사를 초조하게 바라보는 기류가 감지된다. 여권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비상식적 행태를 상징할 만한 ‘결정적 한방’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서 “상당히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는 사건들에 대한 진실을 확실하게 규명하려면 더 긴 수사기간과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수사 내용을 종합하고, 요점을 정리해야 하는 시점에 판을 키운 상황”이라면서 “이렇게 판을 키워놓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감당하기 쉽지 않은 역풍이 불 여지도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특검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한다면 윤석열 대통령 내외 구속, 권성동 의원 구속 등”이라면서 “단지 몇 사람을 구속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블록버스터급 특검을 추진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특검 수사 능력에도 의문 부호가 붙는다. 검찰 출신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상황으론 특검이 확실한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보수진영 궤멸’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특검 수사는 수없이 많은 의혹을 검증하는 데에만 1막을 소비한 것처럼 보인다는 시선도 분명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여권이 특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더 큰 규모로 2막에 돌입할 법적 채비를 마친 특검에게 주어진 과제는 ‘큰 한 방’을 찾는 것”이라면서 “내란특검이 사건을 외환 혐의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김건희 특검이 김건희 씨로부터 비롯된 ‘정치 비리 연결고리’를 구체적이며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을지, 채해병 특검이 ‘VIP 격노’ 이외에 조직적 사건 은폐 정황을 찾아낼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특검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큰 한 방을 찾지 못하면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이기도 한 3대 특검 의미가 다소 퇴색될 수 있다”면서 “긴 재판 과정을 통해 ‘핫이슈’의 신선함이 희석될 우려도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특검 관련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려는 행보는 특검 성과를 좌우할 재판 과정 주도권까지 가져가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9월 18일 김건희특검은 3차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통해 당원 명부 확보 시도에 돌입했다. ‘통일교 신도 당원가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수사를 빙자한 야당 말살 시도”라고 비판했다.
현재 3대 특검 수사는 절정을 향해 치닫는 형국이다. 내란특검은 북한 무인기 침투 관련 윤 전 대통령 외환 혐의 유무를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내란을 넘어 외환까지 윤 전 대통령 혐의를 확장하는 것이 ‘강력한 한 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채해병 특검의 경우 ‘채해병 순직’ 관련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규명할 보고라인을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증명해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더 센 특검법’이 여당 무리수인지, 묘수인지는 특검 수사 이후에 판단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 인력과 규모가 충원된 만큼 향후 수사 집중도가 높아질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수사가 허장성세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메시지 파급력이 있는 한 방을 특검이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3대 특검 성과를 얘기하려면 수사 이후 이어질 재판 과정을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면서 “특검 수사에 따른 피고인들 중 무죄가 나오는 사람이 나올 경우 특검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 교수는 “특검법이 세질수록 리스크는 높아지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 교수는 “여당에서는 검찰 수사권을 없애는 방향으로 검찰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막상 3대 특검법에서 수사를 담당하는 실무 인력들은 대부분 검찰에서 파견 나온 사람들”이라면서 “특검 수사권을 보장해주는 행보와 검찰개혁이란 과제 사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 나올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