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6년 전 ‘비밀 작전’ 공개, 오사마 빈 라덴 제거 부대 투입…보도 내용 진위 놓고 갑론을박

보도에 따르면, 작전 당시 상황은 긴박했다. 2019년 초 미 특수부대원들은 북한 바다에 잠수함을 타고 한밤중에 침투했다. 핵잠수함에서 소형 잠수함으로 환승한 뒤 장시간 수영으로 북한 연안에 은밀하게 접근하는 작전이 진행됐다.
부대원들이 북한 해안에 도착한 순간 변수가 발생했다. 북한 민간 선박이 나타났다. 북한 어민들이 미군에게 전등을 비췄다. 미군은 발각 우려 가능성을 차단하려 선박에 탄 민간인 2~3명을 사살한 뒤 빈손으로 철수했다. 뉴욕타임스는 “레드 대대 부대원들이 철수한 뒤 미국 정찰위성들이 작전지역 내 북한군 활동 급증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2019년 초는 북미 대화가 가장 활발했을 시기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1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2019년 2월 말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됐다. 2019년 6월엔 판문점 회담을 통해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났다. 작전이 진행됐던 시기는 싱가포르 회담과 하노이 회담 사이로 추정된다.
대북 소식통은 “1차 회담에선 비핵화 진전 가능성이 제기됐고, 2차 회담에선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판문점 회담에선 북미 정상이 서로간의 입장 차이를 재차 확인했다”고 돌아봤다. 소식통은 “2018년까지 남북 평화무드가 절정에 달했지만,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남한 대신 미국을 협상 상대로 여겼다”면서 “트럼프와 김정은이 어느 정도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류가 포착됐음에도, 북미 대화는 결렬됐다. 북한은 다시 혼자만의 시간에 돌입했다”고 했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미국 입장에선 날것 그대로의 정보에 대한 수요가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휴민트에 강점이 있던 한국이 ‘한반도 운전자론’을 바탕으로 소통 채널 역할을 자부했지만, 북미 간 오해를 증폭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한 사실관계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미국이 독자적이면서도 확실한 정보 체계를 구축해야 할 상황적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했던 시기”라고 했다.

실제 침투 시도가 존재했을 개연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가운데, 세부 사항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국 현지서 작전 관련 내용 기밀이 해제되기 전까지는 사건에 대해 어떤 단정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타임스가 작전에 투입됐다고 언급한 레드 대대는 2011년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을 수술식 제거했을 당시 투입된 최정예 특수부대다. 북한은 아직 뉴욕타임스 보도와 관련해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이 작전이 하노이 회담 결렬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면, 아예 하노이행 열차에 탑승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크다”면서 “하노이까지 가서 회담이 결렬됐기 때문에, 결렬 원인이 미국 군사작전에 있다고 보기엔 조심스런 측면이 있다”고 봤다.
뉴욕타임스 보도 내용은 북한과 다시 대화 물꼬를 트려는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 드라이브’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비화할 수도 있다. 미국 내부 정치적 이슈와 국제사회에서 제기될 수 있는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미 특수부대가 북한 민간인을 사살했다는 내용 역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국제법을 위반하는 사항일 수 있는 까닭이다. 한반도 군사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로 간주될 수도 있다.
앞서의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기밀 작전이 뒤늦게 언론을 통해 노출된 것은 미군 내부 제보에 따른 것이거나, 정치적인 목적을 내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식 확인을 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 진위 논란이 지속되면, 더 많은 추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미 특수부대 북한 연안 침투설은 미군 극비작전의 위험성과 전략적 파급력을 재확인할 수 있는 요소”라면서 “동시에 한반도 외교,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뉴욕타임스가 제기한 미 특수부대 북한 연안 침투설에 대해 “사실일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전투 중인 나라가 아닌 이상, 미군이 직접 침투 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미국 현지서도 여러 소식통을 통해 말이 와전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도청 등 정보 수집은 CIA의 몫인데, 군이 나서 도청 장치를 설치했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면서 “민간인 보호에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미군 특성상 민간인 사살설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본다”고 했다.
데이비드 필립스 뉴욕타임스 기자는 해당 작전과 관련해 “문제가 생기면 인질 사태나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승인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침투 작전을 연방 의회에 보고하지 않았고, 2021년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가 뒤늦게 해당 내용을 의회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타임스 보도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확인해볼 수는 있지만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지금 처음 듣는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