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면 ‘희극’, 두 번 보면 ‘비극’, 마지막엔 ‘희비극’

이날 GV와 오픈 토크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처음이라 영광스럽다"라며 "영화를 볼 때마다 함께 한 배우들에게 감탄한다. 한 명 한 명이 너무나 소중하고 각별하다. 긴 시간 영화를 준비해 온 보람을 느낀다"라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했던 것은 '만수'의 행동에 대해 연민과 비판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적절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했다는 점"이라며 "심지어는 관객들이 '내가 왜 만수를 응원하고 있지?'라고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어쩔수가없다'의 제작 비하인드를 전했다.
만수를 연기한 이병헌은 "마냥 우울하거나, 슬프거나, 웃기기만 한 영화가 아니"라며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런 감정선을 따라서 관람하면 영화가 의도한 바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필사의 생존극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힘들고, 서글픈 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블랙코미디적 요소도 들어있기 때문에 슬프면서도 웃음이 툭툭 터져 나오는 매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희순은 만수의 취업을 위한 '제거 대상' 가운데 하나로 꼽힌 잘나가는 제지 회사의 반장 선출을 맡았다. 이날 GV와 오픈토크에 참여한 박희순은 "처음 봤을 땐 희극이었고, 두 번째 봤을 땐 비극이었고, 어제 봤을 땐 희비극이었다. 보면 볼수록 아주 짙은 매력이 나오는 영화니까 여러 번 관람해도 좋을 것"이라며 'N차 관람'을 독려했다.
이성민과 염혜란은 각각 제지업계 베테랑이었으나 지금은 구직자 신세에 놓인 범모와 그 아내 아라를 연기한다. 이성민은 "촬영할 때, 감독님을 믿고 나를 그냥 다 던져 버렸다"고 말해 그의 새로운 연기 변신을 기대케 했고, 염혜란은 "영화 보는 즐거움을 주는,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좋은 영화"라며 배우 아닌 관객으로서 작품에 대한 진솔한 감상을 전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9월 24일 개봉한다. 139분, 15세 이상 관람가.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