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선고 이정미 헌법재판관 변호인단 포함, 변호사 비용 6350만 원 지출

헌법재판관 출신을 영입한 것이 아니라, 사건을 수임한 법무법인 변호인단에 이 전 재판관이 포함돼 있는 것이란 취지였다.
변호사 선임비용과 관련해 한전 측은 “사건 난이도에 따라 결정되며, 어떤 법무법인과 어떤 변호사가 참여한다고 해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진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전 측은 “종결된 사건(수의계약 불가 통보 관련 가처분신청)을 제외한 A 사와 법적분쟁을 법무법인 로고스가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각종 사건이 맞물린 가운데, 한전 측 법률대리인으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 선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와 법조계에선 여러 뒷말이 나온다. ‘납품업체 기강잡기 아니냐’는 목소리도 그 중 하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전관까지 동원한 것을 보면, 이 업체만은 혼내주고 업계에서 몰아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간 갈등을 빚어온 업체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말도 나왔다” 했다.
그는 “사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급유자격 등록정지 취소소송, 검사불합격 취소소송, 무고, 명예훼손, 입찰방해죄 등 건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전직 헌법재판관이 직접 등판할 정도로 법률적으로 복잡하고 중대한 사안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A 사와의 소송전을 대비해 법률고문 풀에서 3배수 이상 ‘소송대리 수임 제안서’를 받았다. ‘소송대리인 선정 심의위원회’를 개최한 뒤 평가를 거쳐 평가 점수가 가장 높은 후보자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 다만 지방법원으로 제기된 가처분 사건은 해당 법원 소재 법률고문을 선임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 몸담고 있는 법무법인 로고스는 2024년 1월 법률고문단으로 위촉됐다. 한전 법률고문단은 2년마다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응모한 법무법인 및 변호사 중 한전 업무와 관련해 식견과 경험이 풍부한 대상을 ‘법률고문추천심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위촉되는 방식이다. 또한 한전은 이번 소송에서 변호사 비용으로 635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에 따르면, A사는 소송 7건 중 5건에 대해 법률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건에 들어간 변호사 비용은 7000만 원을 상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사 관계자는 일요신문 통화에서 “한전에서 검수한 정상 제품을 납품했다”면서 “그 뒤에 이뤄진 성능시험 평가를 근거로 기존 납품 제품을 전량 리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전이 직접 검수까지 마친 제품을 전량 리콜하라는 것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기업 생사가 걸린 중대한 조치”라고 했다.
A 사 관계자는 “리콜을 거부한 이후 행정조치에 반발해 시작된 소송전이 이렇게 크게 비화될 줄은 몰랐다”면서 “전직 헌법재판관이 한전 측 변호를 맡을 줄은 상상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앞뒤가 맞지 않는 제도를 개선하면 될 일이 소송전으로까지 비화돼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