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커지고 사생활 노출 우려, ‘업데이트 중지’ 방법 공유…카카오 “피드백 반영해 기능 개선”

카카오는 9월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이프 카카오(if kakao)’ 컨퍼런스를 열고 새로운 카카오톡의 모습을 공개했다. 대표적인 변화로 △친구탭 개편 △숏폼(짧은 영상)과 오픈채팅을 이용할 수 있는 지금탭 신설 △채팅방 폴더 △메시지 수정 △보이스톡 통화 내용 요약 등이 적용된다. 카카오톡 내 카나나(자체 AI)와 오픈AI의 챗GPT 탑재, 채팅 미리보기 등 나머지 기능은 올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개편을 단행한 이유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 대비 적은 체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올해 2월 진행된 2024년 연간 실적 발표 자리에서 “카카오톡 생태계에 다양한 AI 서비스를 출시해 채팅을 넘어 다양한 트래픽을 일으킬 것”이라며 “카카오톡의 이용자 체류 시간을 지금보다 20%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올 4분기 톡비즈(카톡 광고·쇼핑) 매출을 전년 대비 10%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10~20대가 SNS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자주 사용하는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카카오톡 주요 이용자층이 고령화되는 것처럼 보인다”며 “유튜브 등 타 플랫폼에 체류 시간을 빼앗기는 상황도 겹쳤기 때문에 카카오 입장에서는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이 한국인 안드로이드와 iOS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2025년 8월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가장 많은 앱은 카카오톡(4819만 명)이다. 이어 △인스타그램 2741만 명 △밴드 1708만 명 △네이버 카페 930만 명 △틱톡 832만 명 △X(옛 트위터) 749만 명 △페이스북 727만 명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런데 카카오톡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11시간 25분으로 △틱톡 라이트 18시간 57분 △인스타그램 18시간 1분 △틱톡 17시간 41분 △X 14시간 58분에 크게 뒤처져 있다.
앱 체류 시간 증대를 통해 실적을 개선한 사례로는 당근마켓이 꼽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당근마켓 MAU는 2022년 1724만 4000명에서 2023년 1697만 3000명으로 1.6% 감소했지만, 연간 총 사용시간은 2022년 3억 9500만 시간에서 2023년 4억 4500만 시간으로 12.7% 증가했다. 당근마켓의 별도 기준 매출은 2022년 499억 원에서 2023년 1276억 원으로 약 2.6배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마이너스(-) 464억 원이었으나, 2023년 173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흑자 전환됐다.

카카오톡 개편에 대해 반응이 엇갈린다. 단톡방 카테고리 분류, 사후 문법·오타 수정 등 이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는 의견이 있지만, SNS 성격이 강해지고 앱 내 광고가 기존보다 커진 것을 두고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친구탭은 가나다순으로 이름을 보여주는 전화번호부 형태였으나, 업데이트 이후 사진·영상 중심의 타임라인 피드 형식으로 바뀌게 됐다. 휴대전화 번호만 등록해도 친구 목록에 추가되는 카카오톡의 특성상 친분이 깊지 않은 사람의 사진이 화면에 크게 노출돼 불편하고, 본인이 원치 않은 사람에게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카카오톡 개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카오톡의 새 기능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카톡 자동 업데이트 해제 방법’과 ‘앱 과거 버전으로 되돌리는 방법’ 등도 공유되고 있다.
지난 8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친구탭 개편을 예고했을 당시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제시됐는데, 카카오가 이를 간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최철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의견 수렴 이후 이용자들이 수용할 만한 UI(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업데이트 했다면 반발이 거세지 않았을 것”이라며 “카카오톡 외 대체할 만한 메신저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카카오가 이런 상황을 이용해 일방적인 정책을 펼치려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모양새”라고 밝혔다.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이점을 키워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앱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 광고 매출이 증가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적재적소에 불편감 없이 광고를 제공하는지 여부도 중요하다”며 “AI, 숏폼 등 업데이트 요소에는 글로벌 기업 등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이를 능가하는 기능과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기대감과 신중론이 공존하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심이 적은 사람들의 일상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점에 대해서는 사용자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또한 향후에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챗GPT를 포함한 AI 서비스는 대부분 기존에 있었던 서비스이기 때문에 카톡과 시너지 효과가 얼마만큼 나타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사용자 경험과 만족도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친구탭 피드에 게시물 노출 여부와 공개 범위를 직접 설정할 수 있고, ‘친구 숨김’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원치 않는 소식을 보지 않을 수 있다”며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경청하고 이를 반영해 기능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