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전산 착오”해명...행정 관리 체계 허술함 우려

지방재정법 제60조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예산·결산 및 재정운용 현황을 주민에게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방재정공시제도 역시 추경 확정 시 세입·세출 명세서를 포함한 자료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런데 가평군은 지난해까지 공개하던 세입세출 명세서를 올해 추경에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행정 편의 차원이 아니라, 법령상 의무 불이행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예산은 원칙적으로 공개 대상이다. 핵심 예산 항목이 누락될 경우 사실상 비공개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는 주민 알권리 침해로 이어진다.
추경은 당초 예산에 없던 긴급·추가 사업을 반영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세입·세출 명세서가 공개되지 않으면 어떤 사업이 증액·삭감되었는지, 군 재정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주민은 확인할 길이 없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예산 사용처를 숨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가평군은 자료 비공개가 고의가 아니라 단순 행정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군 관계자는 “예산팀에서 해당 자료를 전산 입력 요청했으나, 전산팀의 착오로 누락된 것”이라며 “누락된 자료를 보완해 조속히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서 전산 입력 요청 이후 수개월이 지나도록 전산상의 실수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행정 관리 체계의 허술함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단순 실수라 하더라도 수개월 동안 아무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평군의 추경 이후 일반회계 세입·세출 명세서 비공개는 법적 의무 위반 소지, 행정 투명성 훼손, 주민 알권리 침해라는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군은 전산 착오로 인한 단순 누락임을 밝히고 시정 의지를 표명했지만,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