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인식 개선’ 슬로건 앞세웠지만 남은 건 연예인 술파티…“환우들 기만해” 지적도

당시 W 코리아 측은 각 연예기획사에 보낸 초대장을 통해 "본 캠페인은 유방암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예방과 치료에 큰 힘을 보태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파티 및 공연에 참석하셔서 뜻깊은 자리를 더욱 빛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W 코리아 측이 인스타그램과 X(트위터) 등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현장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스타들이 샴페인 잔을 기울이며 건배를 하는 모습,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 주최 측이 시키는대로 '챌린지'를 하는 모습 등이 행사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면서다. 유방암을 포함해 대부분의 암 환자들에게 술이 금기시 되는 점 등을 생각한다면 '유방암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목적과 완전히 상반되는 모습으로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네티즌들 역시 "유방암 환우들은 엔허투(항암제) 급여 확대에 간절한데 여기는 호텔 빌려서 연예인들끼리 하하호호 하는 거 진짜 무슨 사회비판 영화 같아서 현실감이 없다" "전혀 도움 안 될 행사할 바에는 그냥 연예인 파티를 열어라. 저기 있는 연예인들 조차 유방암에 대해 딱히 아무런 인식이 없는 것 같은데 누가 이걸 보고 유방암에 대한 생각을 바꾸거나 관심을 갖겠냐"고 쓴소리를 남겼다.
축하 무대에 오른 가수 가운데서는 특히 박재범이 '선곡' 문제로 논란을 빚었다. 그가 공연한 노래 '몸매'의 가사 중 "지금 소개받고 싶어 네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 둥이" 등 여성의 신체 부위를 성적인 시선으로 묘사한 가사가 과연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행사 취지와 맞느냐는 게 분노한 네티즌들의 지적이었다.
비난이 쏟아지자 박재범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정식 유방암 캠페인 끝나고 파티와 공연은 바쁜 스케줄을 빼고, 좋은 취지와 좋은 마음으로 모인 현장에 있는 분들을 위한 걸로 이해해서 그냥 평소 공연처럼 했다"며 "암 환자 분들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W 코리아 측은 네티즌들의 비판 댓글이 많이 달렸던 박재범의 공연 영상 일부만 삭제했을 뿐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은 별도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익명을 원한 한 엔터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마약죄를 저지른 유아인을 배우상 수상 후보에 올리고, 사생활 물의를 빚었던 정우성에게 공식석상에서 대놓고 물개 박수를 보내는 등 연예인들이 여론이나 대중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마이 웨이'하는 일이 연달아 있지 않았나"라며 "신흥 계급 사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일반적인 삶과 동떨어진 매일을 살아가는 이들이 환우와 그 가족이 존재하는 실제 질병을 배경으로 파티를 만끽하고 있으니 사람들의 분노가 터질만 하다"고 짚었다.
한편 W 코리아의 유방암 인식 개선 캠페인 'Love Your W'는 20년 간 누적 11억 원을 기부했고 약 500명의 독자에게 여성 특화 검진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초기에는 유명 스타들의 손 모양이 찍힌 티셔츠 등을 팔아 유방암 무료검진 차량 구입 및 운행을 지원하기도 했다. 스타들이 본격적으로 행사 홍보에 참여한 것은 2010년부터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