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날리 스타트만 잘 끊으면 ‘LTE급’
▲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대발(부경)
14조 윤주혁 조교사가 관리하고 있는 말이다. 4번의 실전을 치렀지만 최고 5위를 차지한 게 고작이라 현재까지는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경마팬들도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부진마로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필자가 이 말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주행자세가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5위를 차지한 지난해 12월 30일 경주에선 안정된 주행으로 무리와 섞이며 차분하게 따라갔고 직선주로에서 힘을 쓰면서 이기려는 근성을 보여줬다. 중간에 진로가 막혀 다른 마필과 충돌하는 불운이 없었다면 3착까지도 가능한 걸음이었다. 두 번째는 혈통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발의 부마는 90년대 후반 미국경마를 주름잡은 ‘스킵어웨이’(SKIP AWAY)다. 스킵어웨이는 현역시절 38번 경주에 출전했는데 18승 2위10회 3위6회를 기록했다. 경마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38번 출전해 34번을 3위 안에 입상했던 것이다. 블랙타입 경주 중에서도 최고급 경주라 할 수 있는 [G1]대회의 우승기록도 무려 8회나 된다. 이 같은 성적을 토대로 스킵어웨이는 96년엔 3세수말 챔피언에, 97년과 98년엔 4세 이상 수말 챔피언에 2년 연속 올랐으며 98년엔 연도대표마에 뽑히기도 했다.
부마가 3세에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했고 4~5세에 기량이 만개했다는 점에서 대발도 3세가 되는 올해부터는 서서히 진가를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 스프링날리(부경)
이 말은 신마치고는 특이한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꼭 주목하고 싶다. 지난해 12월 30일 데뷔전을 가졌는데, 당시 1000, 1200미터 경주가 있었음에도 1300미터 경주에 출전했다. 그리고 경주 당일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면서 최강불패에 이어서 인기2위를 기록했다. 단순한 인기2위가 아니라 3위와는 상당한 차이가 날 만큼 팬들의 베팅이 집중됐다. 경주 결과는 5착에 그쳤지만 내용은 팬들의 집중구매가 납득이 갈 만큼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프링날리가 입상에 실패한 이유는 늦발주 때문이었다. 초반을 제외하고 대시구간부터 결승선 통과까지 기록을 살펴보면 이 경주에서 우승한 최강불패보다 오히려 나았다. 출발만 보강하면 데뷔전의 실패를 충분히 설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혈통도 나쁘지 않다. 부마 마스터 커맨더(MASTER COMMAND)는 미국 [G2]경주에서 여러 번의 우승을 차지한 바 있고, 조부는 미국에서 현역시절 연도대표마 경력에 씨수말로는 리딩사이어를 지낸 A.P.인디(A.P. INDY)다. 외조부도 미국에서 씨수말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언브라이들드스송(UNBRIDLED’S SONG)이다. 부계와 모계 모두 그 후손들이 2세 때부터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 천지신화(서울)
이 마필은 직전경주 필자가 강하게 추천했던 말이다. 결과는 아쉽게도 3위에 그쳤지만 인기마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엔 충분했다. 그동안 부종과 건초염 등 질병으로 심한 기복을 보였던 말로 전문가들조차 가능성을 외면했던 말이었다. 하지만 조교시의 모습이 활기차고 탱글탱글하게 느껴질 만큼 힘있는 걸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질병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판단했었다. 실전에서도 예전과 다른 경주력을 보인 만큼 당분간은 안정된 전력으로 경주를 할 가능성이 높다. 직전의 3위가 어부지리로 발생한 일회성 성적이 아닌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혈통상으로도 어느 정도 활약해줄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 씨수말로 활약하고 있는 커멘더블(미국 [G1]경주 우승마)의 자마다.
# 화려한파티(서울)
혼합4군 소속의 서울경주마다. 3전 동안 4위 1회를 했고 이렇다 할 특징이 없는 말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앞서의 천지신화와 마찬가지로 직전경주에서 가능성을 보여 꼭 주목해야 할 마필로 지목받고 있다.
화려한파티는 그동안 순발력 부족이 문제가 됐던 말이다. 특히 중간에 따라붙는 스피드(전문가들은 대시능력이라 함)가 부족해 늘 종반에 조금 올라오다 끝나는 경주가 많았다. 직전경주는 이런 모습이 상당히 많이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최악이라 할 만큼 좋지 않았던 초반200미터 기록도 대폭 단축됐으며 경주 중반에도 앞서가는 마필과 거리를 유지할 만큼 잘 따라갔다. 예전보다 빠르게 초중반을 전개한 만큼 뒷걸음은 무뎌져도 이상할 바가 없었지만 의외로 끈끈한 근성을 발휘했다. 출주마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뒷걸음으로 4위를 차지했다.
당시 경주가 코, 머리, 목 하나 차이로 1위부터 4위가 갈렸을 만큼 박빙의 경주였기 때문에 내용상으로는 1위나 다름없었다. 특히 주로상태가 앞서가는 마필이 유리한 포화상태였기 때문에 화려한파티의 추입력은 더욱 돋보였다. 예전과 달리 빠른 페이스를 소화하고도 더 나은 뒷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음경주를 기대해도 좋다는 판단이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