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엑시트용 아니냐” 지적…IPO 실패 시 재무 부담 그룹이 떠안아

현재 IPO를 검토·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LS그룹 계열사는 △LS이링크 △LS파워솔루션(구 KOC전기) △에식스솔루션즈 △LSMnM △LS엠트론 △LS이브이코리아 △슈페리어에식스, 7곳이다. LS그룹은 물적분할 후 상장을 추진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상장 추진이 예상되는 7개 계열사 가운데 △에식스솔루션즈 △LS MnM △LS이브이코리아 △LS파워솔루션, 4개사는 사모펀드가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구자은 회장이 사모펀드의 차익 실현을 돕기 위해 IPO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S그룹은 이전 IPO에서 이미 사모펀드의 지분 매각을 도운 바 있다. LS머트리얼즈는 2023년 IPO를 통해 케이스톤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를 도왔다. 다만 일반적인 ‘구주 매출’ 방식이 아닌 IPO 직전 다른 투자자들에게 케이스톤파트너스 지분을 넘기는 방법을 써, 기존 주주의 엑시트용 IPO라는 비판을 피해갔다.
현재 LS그룹의 계열사 IPO는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LS이링크는 지난해 공모주 시장 침체와 투자심리 위축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고, LS파워솔루션은 올해 초 주관사를 선정했지만 IPO를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주)LS→LS아이앤디→사이프러스인베스트먼트→슈페리어에식스→에식스솔루션즈’로 이어지는 복잡한 지배구조가 상장 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에식스솔루션즈 모회사 슈페리어에식스는 미래에셋-KCGI컨소시엄 공동설립 특수목적회사(SPC) 이브이에블린과 특정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은 자회사 LS이브이코리아의 IPO 실패 시 케이스톤파트너스가 지분 전부를 제3자에 동반 매도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S파워솔루션은 사모펀드 운용사 LB프라이빗에쿼티 지분을 LS그룹 내 계열사 LS일렉트릭이 인수한 사례지만, LS파워솔루션 IPO 불발 시 LB프라이빗에쿼티 잔여 지분을 LS일렉트릭에 매도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풋옵션)을 비롯해 동반매도청구권 등을 계약 조건으로 담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LS그룹은 LS이브이코리아가 IPO에 실패해 사모펀드 지분을 기존보다 비싼 값에 사들인 전례가 있다. LS이브이코리아는 모회사인 LS전선이 2017년 하네스 및 모듈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한 후 지분 47%를 재무적투자자(FI)에 228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LS이브이코리아는 FI의 보유 지분 매각을 돕기 위해 2020년 상장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결국 LS전선이 2022년 매각 가격보다 559억 원 높은 787억 원에 FI 지분을 다시 사들였다.
구자은 회장은 회장 취임 1년 차를 맞이한 2023년 1월 2일, 2030년까지 그룹 자산을 50조 원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모펀드의 대대적인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콜옵션·풋옵션 등 상장 실패 시 그룹 재정에 손해를 입을 수 있는 조항들이 계약에 담겼다. 상장을 추진할 경우 중복상장에 대한 비판 여론을 피하기 어렵고, 실패할 경우 그룹 재무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주)LS는 11월 중으로 주주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LS그룹 측은 이 자리에서 에식스솔루션즈 IPO와 중복상장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LS그룹 관계자는 “에식스솔루션즈는 세계 권선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전력 슈퍼 사이클 시기인 지금이 IPO 적기”라며 “상장 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청구한다면 ‘중복상장’에 대한 문제는 거래소가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모펀드와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사측이 최대한 유리하게끔 계약을 맺었다”고 답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