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분 빠르게 반납하며 기업가치 지속성에 의문…수익성 개선과 대주주 지배회사 내부거래 의존도 축소 관건

최근 2~3년 새 300억 원 안팎을 오가다 완만한 하락세를 보인 한성기업의 시가총액은 이달 1일 종가(4300원) 기준 267억 원으로 집계돼 강화된 상장유지 기준(300억 원)을 밑돌았다. 그런데 한성기업이 25년간 6·25전쟁 유엔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를 후원해 온 사실이 온라인에서 재조명되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사를 응원하자는 취지의 주식 매수 움직임이 확산됐다. 이후 한성기업 주가는 7월 6일부터 15일까지 8거래일간 급등했다. 6일 시초가(4680원) 대비 15일 종가(1만 4520원)는 210% 상승, 시가총액은 901억 원으로 뛰어 기준선(300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후 투자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 시장의 관심은 시가총액 300억 원선 안팎의 다른 코스피 종목들로 옮겨졌다.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당시 국산 브랜드라는 이유로 증시에서 이른바 ‘애국주’로 분류됐던 모나미의 경우 지난 7월 9일부터 응원 매수세가 붙어 8일 종가(1369원) 대비 16일 종가(3730원)는 172% 급등했다. 모나미는 6년 넘게 주가가 서서히 하락해 지난 5월 중 시가총액 300억 원 지지가 무너진 상태였는데, 이달 8일 258억 원에서 16일 704억 원으로 급상승했다.
이후 두 회사의 주가는 다시 급락하며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한성기업은 단기 주가 급등으로 투자경고종목 지정 이후에도 주가 급등이 이어져 한국거래소 매매거래정지 요건을 충족, 16일 하루 거래가 정지됐다. 다음 거래일인 20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하락을 이어가 22일 종가(8330원)는 최고가 대비 약 42% 하락했다. 모나미도 투자경고종목 지정 이후 주가가 추가 상승해 매매거래정지 요건을 충족하며 20일 하루 거래가 정지됐다. 다음날(21일) 거래 정지가 풀리며 2거래일 연속 급락해 22일 2090원에 장을 마쳤다. 최고가(4475원) 대비 약 53% 하락한 가격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시장경보 조치와 차익 실현 매물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가운데, 일각에서는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실적 데이터와 뚜렷한 재무구조 개선 성과가 확인되지 않은 점이 투자 부담 요인이 됐을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현재 한성기업은 매출과 수익성이 둔화함과 동시에 차입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NICE신용평가가 지난 4월 발표한 ‘한성기업 평가 의견서’에 따르면 2025년 연결 매출(3184억 원)이 전년 대비 4.2% 감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2024년 3.3%에서 1.8%로 낮아졌다. 주력인 식품 부문 매출은 2297억 원에서 2226억 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재무적 측면에서 총차입금은 2024년 1093억 원에서 지난해 1145억 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은 117억 원에서 16억 원으로 감소했다. 2025년 말 단기성 차입금(801억 원)은 현금성 자산(156억 원)의 5배를 웃돌았다.
NICE신용평가는 소비 부진과 원재료 가격 상승, 일부 거래처 대손 인식 등을 식품 부문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지적했다. 주요 브랜드의 사업 기반 등을 고려하면 현재 수준의 영업 수익성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단기간에 차입금을 큰 폭으로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화장품 OEM 사업도 고객사 확보와 추가 투자가 필요한 초기 단계다. 모나미코스메틱은 지난해 매출이 20억 원에서 39억 원으로 늘었지만, 4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그룹의 유의미한 수익원으로 아직 자리 잡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두 기업은 오너 3세 등 대주주 일가 지배 회사와의 내부거래가 수년간 상당 규모로 이어져, 지배구조 관련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의 자녀인 임준호·임선민 남매가 지분 100%를 보유한 ‘극동수산’은 2013년까지 한성기업 지분 19.94%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라 현재까지 그 지위를 유지 중이다. 극동수산의 2014~2016년 한성기업 관련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83%를 차지해 대주주 일가 회사가 상장사와의 거래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비중이 다소 낮아졌지만 2021~2025년에도 한성기업 관련 매출 비중은 25~35% 수준을 기록했다. 대주주 일가가 지배하는 최대주주 법인이 상장사와 거래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구조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모나미 대주주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물류회사 ‘티펙스’ 역시 매출의 상당 부분을 모나미에 의존하고 있다. 송하경 명예회장의 장남 송재화 모나미 사장과 그의 모친 홍의숙 씨가 각각 50%, 49.5%를 보유한 티펙스는 2013년부터 2025년까지 모나미로부터 별도 기준 총 656억 원 규모의 매입·용역 등 매출 거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티펙스의 누적 매출은 약 828억 원으로, 모나미와의 거래액이 약 79%를 차지했다. 연도별 비중도 2015년 이후 대체로 76~85%를 유지해 티펙스의 높은 모나미 의존도가 장기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시가총액이 일부 투자자들의 단기 매수세로 한때 상장유지 기준을 충족했지만 주가 재급락 방어를 위해서는 본업 매출 확대와 수익성 회복, 현금 창출력 개선 등 전반적 기업가치 개선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애국 프레임에 따른 일부 응원 성격의 주가 매수로 잠시 상장 폐지 기준을 벗어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일부 투자자가 주식을 사준다고 해서 기업 경영이 곧바로 정상화되거나 사업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사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반등)이 지속되기 어렵고, 그 결과에 대해 경영진이 충분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성기업 관계자는 ‘일요신문i’에 “국민적 관심을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회복의 계기로 삼아 브랜드·해외시장 확대와 생산 효율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재무구조와 대주주 거래에 대한 우려를 인지하고 내부 검증과 공시를 강화해 재무 건전성과 거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모나미 측에도 21일 오후 기업 실적 개선 방안을 물었으나 22일 오후 기준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