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당시 체포 명단에 포함된 ‘김어준’을 ‘김호중’으로 오인한 상황도 뒤늦게 알려져
배우 마동석에게 올해는 다소 운이 풀리지 않는 한 해였다. 우선 2022년부터 3년 연속 1000만 관객 신화를 만든 ‘범죄도시’ 시리즈가 올해에는 개봉하지 않으면서 4년 연속 1000만 관객 신화가 불발됐다. 하지만 이는 더 내실을 갖춰 시리즈를 길게 끌고 가기 위한 마동석의 결단 때문이니, 운이 나빴다고 볼 수 없다.
대신 올해에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를 개봉했는데 77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지상파 드라마로는 15년 만에 출연한 KBS 토일 드라마 ‘트웰브’ 역시 자체 최고 시청률이 8.1%에 불과했다. 그나마 마동석 이름값 때문에 첫 회에서 8.1%가 나왔을 뿐 이후 급락을 이어가 2.4%로 종영했다.
그런데 최근 더 속상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음주운전’이라는 민감한 키워드와 함께 마동석의 이름이 사회면 기사에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마동석이 음주운전을 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A 경위가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인공인 마석도 형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현직 경찰이라는 점이다. 이 덕에 A 경위는 유명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또한 마석도 역할의 마동석과 직접 만나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마동석은 자신과 무관한 음주운전임에도 엉뚱하게 사회면 기사에 이름이 실리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더욱 안타까운 부분은 마석도 형사의 실제 모델인 현직 경찰이 음주운전으로 직위해제된 현실이 자칫 향후 개봉할 ‘범죄도시’ 시리즈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석도라는 형사 역할이 인생 캐릭터가 된 마동석이지만 범죄자 역할도 많이 소화해 왔다. 영화 ‘악인전’,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드라마 ‘나쁜 녀석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마동석은 현실 속 범죄자 때문에도 사회 기사에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최근 ‘마동석팀’ 조직원들이 법원에서 잇따라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화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정 아무개 씨(24)가 결심공판에서 “남편은 11년 형을 받았고 저 또한 형벌을 앞두고 있다”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회에 나가서 떳떳하게 살고 싶다. 딸 아이를 지켜야 하기에 다시 한 번 기회를 부탁드린다”며 선처를 구했다. 검찰은 정 씨에게 징역 8년에 추징금 5381만 원을 구형했다. 정 씨 출산 예정일은 2026년 1월 2일인데 선고공판은 12월 19일로 예정됐다.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에 거점을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가운데에는 ‘마동석팀’처럼 총책이 연예인 이름을 활동명으로 이용해 ‘○○○팀’이라 불리는 곳이 더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 조직원들이 검거되면 마동석처럼 자신과 무관한 범죄조직 때문에 괜히 이름이 거론되는 연예인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아예 연예인 이름을 사칭한 피싱 사건도 많다. 지난 7월에는 아이브 멤버 장원영을 사칭한 피싱 범죄가 화제가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원영 사칭 신종 사기를 주의해야 한다는 글과 함께 장원영을 사칭하며 구글 기프트 카드 1만 원짜리 10장을 요구하는 문자가 공개됐었다. 또한 최근에는 로맨스 스캠 일당이 배우 이정재를 사칭해 50대 여성에게 5억 원을 뜯어낸 사건도 발생했다.

11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거기(체포 명단) 보면 김어준 씨 있지 않나? 그 김어준 씨를 12월 4일 오후까지도 우리 방첩사 요원들은 김호중이라고 알고 있었더라”라며 “서로 막 구두로 전파되다 보니까 제가 말을 그렇게 했는지 뭐 누가 그렇게 받아 적었는지 그건 모르겠다”고 말했다.
12월 4일 오후까지 방첩사 요원들이 김호중이 체포 명단에 있다고 알고 있었던 만큼 만약 이날 새벽에 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더라면 방송인 김어준 대신 김호중이 체포됐을 수도 있었다. 노상원 수첩에 따르면 김어준은 ‘수거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전동선 프리랜서